진통제, 너무 쉽게 구해도 문제
작성자 뉴닉
데일리 뉴스
진통제, 너무 쉽게 구해도 문제

미국에서 지난 20년간 7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것: 바로 초강력 진통제, 오피오이드(Opioid) 💊. 요즘도 하루 130명의 미국인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미국의 큰 골칫거리인데요. 이번에 법원이 제약회사 존슨앤존슨에 그 책임을 물었어요.
오피오이드, 정확히 뭔드
오피오이드의 한국 이름은 ‘마약성 진통제’. 보통 진통제가 그냥 커피라면 마약성 진통제는 완전 티오피라서, 미국, 한국 등 여러 국가에서 극심한 통증(암 통증, 급성통증 등)을 치료할 때만 사용해요.
음… 되게 필요한 약 같은데
그렇긴 해요. 빠르게 통증을 가라앉힐 수 있으니 의사도, 환자도 많이 찾았죠. 하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부작용도 심각하게 드러나기 시작했어요. 오피오이드는 너무 싸고 쉽게 구할 수 있어서 중독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이로 인해 사망한 사람들도 크게 늘었어요.
최근 오피오이드 중독 관련해서 미국 정부가 부담하는 의료비만 1년에 785억 달러(약 95조 원)까지 올라가자,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은 선언했어요: 오피오이드 남용 문제, 이건 국가적 비상사태다! 🤦
생각보다 엄청 심각한 상황이네?
맞아요. 2000년 이후, 오피오이드로 사망한 사람만 6000명이 넘어가던 오클라호마 주. 과연 이 비상사태는 누구의 잘못으로 일어난 건지 따져보다가, 존슨앤존슨*을 고소했어요.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 뽀송뽀송 베이비로션 전문 회사라고 생각했다면, 반만 아는 것. ‘타이레놀’, ‘아큐브렌즈’ 모두 존슨앤존슨의 제품으로, 전 세계 매출 1위에 달하는 제약회사예요. 오피오이드를 파는 자회사(얀센)도 가지고 있고요.
- 오클라호마 주: 존슨앤존슨, 너네가 오피오이드는 별로 안 위험하고, 중독성도 없다는 식으로 의사들에게 광고해서, 이 지경이 된 거야. 죄 없는 미국 시민들의 죽음, 책임 져!
그래서 법원에서는 뭐래?
- 판사: 미국 오피오이드 시장의 60%를 공급해온 존슨앤존슨. 지금까지 의사랑 환자를 속여서 이 정도까지 왔으니 5억7200만 달러(약 7000억 원) 배상하라. 이건 완전히 주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야(‘공적 불법방해’ 혐의).
판결을 들은 존슨앤존슨은 가만히 안 있었고요.
- 존슨앤존슨: 우리가 허위광고 했다고? 지금까지 우리는 다 과학적 근거가 있는 얘기로만 마케팅했다. 그리고 오클라호마에서 유통되는 오피오이드 중 우리 건 1%도 안 되거든? 사실관계도, 법률적 근거도 모두 빈약하다. 항소하겠음.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미국에서 오피오이드 때문에 제약회사를 고소한 소송은 수천 개. 이번 판결이 앞으로의 소송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아요. 제약사들도 움찔하면서 오피오이드 생산 속도를 사-알짝 낮출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고요.
하지만 이건 단순히 존슨앤존슨과 같은 제약회사 잘못이라고만은 할 수 없어요. FDA(미국식품의약청)의 너무나도 너그러운 규정, 의료계의 처방에 대한 얕은 경각심, 사람들의 부작용에 대한 무지 등 다양한 요인이 지금의 사태를 만든 것. 이제 막 단추를 끼워나가고 있는 미국, 앞으로 ‘오피오이드 위기’를 잡기 위해 어떤 카드를 쓸지 지켜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