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고씨와 슴씨의 입장 정리

사회자: 플로이드 사건 이후,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계속됐는데요. 여기에 할 말 많은 두 분 모셨습니다. 미국의 동양인 사회를 대표하는 ‘고’씨와 흑인 사회 대표하는 ‘슴’씨. 오늘의 10분 토론 시작해보겠습니다.

  • 이 토론이 중요한 이유: 동양인과 흑인 서로 인종차별한다며 서운해하는데, 알고 보면 서로 할 말은 있다고.

 

동양인 사회 대표하는 고씨: 플로이드 사건 너무 안타깝고, 다시는 이런 일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런데 그거랑 별개로 우리도 흑인과 마찬가지로 차별받는단 말야. 

 

흑인 사회 대표하는 슴씨: 나는 흑인이 차별을 당할 때, 동양인이 목소리를 안 내고 묵인하는 게 문제라고 생각해. 흑인이 차별당해서 항의해도, 동양인은 별다른 얘기도 안 하고. 이번에 플로이드가 체포될 때 있었던 동양인 경찰관 봐봐. 옆에서 항의하는 시민들 막아서고, 체포되는 걸 가만히 지켜봤잖아. 이거 보면 흑인이 차별당할 때 동양인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딱 나오지.

 

고씨: 무슨 소리! 나는 오히려 슴씨한테 더 서운해. 인종차별 항의할 때마다 동양인 얘기는 빠지잖아. 코로나19 이후 우리가 겪는 피해도 많아졌는데, 왜 동양인에 대한 차별 대해서는 말하지 않아?

 

사회자: 그렇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 것 같나요?

 

슴씨: 잠시 시간을 거슬러 올러가볼게. 아픈 역사지만, 흑인은 대부분 노예로 미국에 왔어. 강제로 먼 곳에 와 착취당했지. 반면에 동양인은 성공을 위해 자발적으로 이민 와서, 저항하기보다 순응해 빨리 적응했고. 그러다 보니 교육이나 소득 수준도 우리에 비해 높아졌는데, 그러면서 백인 중심 문화를 답습하며 흑인에 대한 차별도 답습한 것 같아.

 

고씨: 에이, 무슨 소리. 오히려 흑인이 더 약자인 우리 동양인한테 차별을 하던데? 무슨 일 있으면 동양인 가게 터는 거 봐봐.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LA폭동 때도 한인 가게 많이 약탈하고 말이야. 그래서 이번 시위에서도 흑인이 ‘백인한테 뺨 맞고 우리한테 와서 눈 흘기는 것’ 아닌지 걱정했잖아. 이번에 플로이드 추모 행사에서도 흑인 민권 운동가가 흑인, 백인, 라틴, 아랍인에 대한 차별은 언급하면서 동양인은 뺐던데...  이런 거 가만 보면 흑인이 우리 차별하는 거 아니야?

 

슴씨: 그건 단지 예시였던 거고. 한 글자 한 글자 따지면 우리끼리만 계속 싸우게 된다니까. 우리는 흑인, 동양인 가리지 않고 차별 없애는 걸 원해.

 

사회자: 자자, 두 분 진정하시고요. 우리는 서로 입장을 이해하려고 나왔다는 점 말씀드립니다.

 

고씨: 하긴... 맞아. 최근에 LA에서 한 한인 노인이 흑인에게 폭행을 당했는데, 그분 손녀는 “약자를 향한 차별은 인종에 상관없이 일어난다”면서 약자들끼리 연대해서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고 하더라고. 우리도 흑인의 투쟁 덕분에 혜택 본 게 있는 것 같은데, 앞으로 흑인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도 만들고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함께 낼게.

 

사회자: 좋습니다. 인종 간 갈등에 빠지기보다, 고질적인 인종차별 함께 해결해가야겠습니다. 오늘 토론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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