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유럽연합 패스트패션 규제

뉴니커, 살 땐 싸서 좋았는데 한 철만 지나도 손이 가지 않는 옷 있나요? 그런 옷은 우리의 지갑이나 옷장뿐 아니라 지구의 건강에도 무척 나쁘다는데요. 그래서 유럽연합(EU)이 패스트패션을 규제하는 법을 만드는 데 팔을 걷어붙이기로 했어요.

패스트패션? 패스트푸드 같은 건가?

정답! 패스트패션은 패스트푸드처럼 싸고 빠르게 만들어지는 옷을 뜻하는데요. 싼 가격에 많이 팔리는 옷들은 그만큼 빨리, 많이 버려져서 환경에 해로워요. 옷을 만들 때 모든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이뤄지고 물도 많이 쓰이는데요. 예를 들어 청바지 한 벌을 만들 때 필요한 물의 양은 한 사람이 10년 넘게 마실 수 있는 정도(7000리터)나 돼요. 나일론, 아크릴 등 합성섬유로 만든 옷은 잘 썩지 않는 데다 썩으면서는 독성 가스를 내뿜어 땅과 물을 상하게 하고요. EU가 패스트패션을 규제하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에요.

어떻게 규제한다는 거야?

‘잠깐 입고 빨리 버리는’ 패스트패션 대신 ‘오래 입고 덜 버리는’ 옷을 만들라는 게 규제의 핵심이에요:

  • 튼튼하게 만들어 💪: 여러 번 빨아도 쪼그라들지 않고 계속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라는 거예요. 세탁기 등 전자기기에 ‘이 제품, 이렇게 잘 돌아가요’하고 에너지 효율 등급을 알려주는 것처럼, 옷도 ‘이 옷, 이렇게 튼튼해요’ 말할 수 있도록 기준을 정하겠다는 것.

  • 얼마나 버리는지 공개해 👀: 싼 옷 왕창 만들어 팔고 남은 거 마구 버리면 소비자가 잔소리할 수 있도록, 안 팔려서 버리는 옷이 얼마나 되는지 공개하라는 거예요. 반찬 먹을 만큼만 가져가서 남기지 말라고 하는 것처럼 옷도 팔 수 있을 만큼만 만들라는 것.

  • 재활용 잘 되게 만들어 ♻️: 누군가가 입고 난 뒤에도 버리지 말고 새로운 옷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재활용 잘 되는 소재로 옷을 만들라는 거예요.

이 밖에도 법에는 옷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덜 나오게 하고, 옷 만드는 사람들이 일하는 환경을 개선하라는 내용이 담겼어요.

어쨌거나 먼 나라 얘기 같은데?

그렇지 않아요. 앞으로 전 세계에 패스트패션의 반대인 ‘슬로패션’ 열풍이 불 것 같거든요. 사람들이 패스트패션의 문제를 조금씩 알게 되면서 이 분야 선두주자로 꼽히는 포에버21, H&M 등의 성장세가 꺾이고 있어요. 지속 가능한 패션을 추구하는 기업은 늘고 있고요. 명품 브랜드 중 지속 가능한 패션에 앞장서고 있는 버버리는 2040년까지 환경 친화 기업이 되겠다고 했어요. 업사이클링* 가방으로 유명한 프라이탁은 블랙프라이데이 때 온라인몰 대신 중고 거래 플랫폼을 열어 소비자들끼리 서로 가방을 바꿔 쓸 수 있도록 했고요. 나이키·리바이스도 자체 중고 플랫폼을 만들었다고.

*업사이클링: 버려진 물건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것을 넘어 가치를 더해 새로운 물건으로 탄생시키는 것. ‘새활용'이라고도 해요.

+ 우리나라도 패스트패션 문제 심각한가?

우리나라도 EU만큼 패스트패션을 규제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심각해요. 2010년에서 2018년 사이 패스트패션 시장 크기도, 버려지는 옷도 네 배 가까이 늘어났을 정도. 우리나라가 해외로 버리듯 수출하는 헌 옷의 양은 세계 5위 수준이라고.

+ 법 만들어지기 전에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물론이에요. 결국 덜 쓰고 덜 버리는 게 핵심인데요. 기왕이면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사고, 번거롭더라도 고쳐 입거나 나눠 입고, 빈티지 샵이나 중고 시장을 이용하면 좋아요. 유행을 좇기보다 나만의 스타일을 찾는 것도 좋은 팁이고요.

#라이프#유럽연합(EU)#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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