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LALA랜드 한인들의 기억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플로이드 시위 ✊🏽✊🏾✊🏿. 평화 시위로 많이 바뀌고는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약탈 등으로 격해져 피해를 입는 사람들도 많은데요. 그러자 온라인에서는 ‘루프 코리안(Roof Koreans)’ 밈이 돌고 있어요. 1992년 LA폭동 당시, 가족과 일터를 지키기 위해 직접 총대를 메고 옥상에 올랐던 한인 교민들처럼(사진)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는 것. 그런데 당시 한인들이 스스로를 지킬 수밖에 없었던 ‘복잡한 사연’이 있다고.
 

LA폭동, 많이 들어봤는데 뭐였지?

지난 1991년, 로드니 킹이라는 25살 흑인 남성이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잡혔어요. 차를 세우라고 했었는데 킹이 무시하자, 경찰관은 킹을 길바닥에 눕히고 몽둥이 등을 써  마구잡이로 폭행했고요. 결국 킹은 얼굴뼈와 발목뼈가 부러지고 청력이 손상됐는데, 인근 주민이 이 모습을 찍어 방송에 내보냈어요. 이 사건은 재판으로 넘겨졌는데요. 해당 백인 경찰관 4명이 무죄를 받는 쪽으로 재판이 진행되자*. 흑인들이 분노해 거리로 뛰쳐나오며 LA폭동으로 번졌습니다. 

*최종 판결에서는 2명 유죄, 나머지 2명은 무죄를 받았어요.

 

얼마나 심했길래 ‘폭동’이었다고 하는 거지?

꽤 심했어요. 백인이 운전하는 차를 세워 폭행하고, 상점을 약탈하고 방화를 저질렀고요. 폭동은 일주일 정도 이어져, 총 63명이 숨지고 2300명이 다쳤어요. 그중에서도 피해가 특히 심했던 곳이 있었으니, 바로 LA 한인타운. 당시 발생한 경제적 손실(약 1조 원) 중 거의 절반이 여기서 나왔다고.

 

왜 그렇게 피해가 심했던 거야?

  • 경찰이 안 지켜줬다: 당시 한인타운은 폭동이 발생했던 지역과 가까웠어요. 그래서 LA경찰에 보호를 요청했지만 경찰은 부유한 백인이 주로 사는 지역만 보호하고, 한인타운은 지켜주지 않았고요. 폭동이 격해져 삶의 터전이 하루아침에 폐허가 되자, 한인들은 어쩔 수 없이 총을 메고 스스로를 지켜야 했던 것. 
  • 한인에게도 분노했다: 로드니 킹 사건과 비슷한 시기에 한국 교민이 흑인 아이를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어요. 마트를 운영하던 한 교민이 주스를 가방에 넣는 소녀를 보고, 절도범으로 잘못 판단해 실랑이를 벌이다 총을 쏜 것. 로드니 킹 재판이 다가올 즈음, 주요 방송사들이 이 사건에 집중하자 흑인의 분노는 한인에게 향했고요.

+ 이번에는 괜찮은 건가?

1992년에 비하면 LA 한인타운의 피해는 덜한 편이에요. LA경찰은 “이번엔 우리가 한인들을 보호한다”면서 자체 무장을 할 필요가 없다고 했고, 주 방위군도 투입됐고요. 하지만 LA만큼 한국 교민이 모여 살지 않는 다른 지역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어요. 어제까지 필라델피아에서는 56곳의 한인 상점이 약탈당했고, 미 전역에서는 150곳이 피해를 입었어요. 대부분의 시위가 점점 더 평화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 교민들은 야간 약탈의 표적이 될까 긴장하고 있어요.  

 

+ ‘루프 코리안’ 밈이 유행하는 게 좋은... 일인가?

온라인에서는 루프 코리안이 짤로 돌아다니며 유명해졌는데, 일부 사람들은 이게 꼭 웃을 일은 아니라고 해요. 당시 한인들이 총을 들었던 건 백인·흑인 갈등의 불똥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는데, 이런 한국인을 ‘용병’ 정도로 생각한다는 것. 또 당시 방어 대상이 흑인이었기 때문에, 방어하는 모습을 너무 강조하면 오히려 또 다른 인종 갈등을 부추길 수도 있고요.

 

#세계#미국#인종차별#조지 플로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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