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성별 정정 판결

트랜스젠더에게 의미 있는 우리나라 법원 판결이 나왔어요. 생식능력을 없애지 않아도 법적 성별(=주민등록 등)을 바꿀 수 있다는 것. 몇 년 전만 해도 필수적으로 요구하던 거였는데, 상황이 바뀐 것.

 

무슨 판결이야?

판결의 주인공 박 모 씨는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중학교 3학년 즈음(2014년)부터 자신이 남성으로 느껴졌어요. 성정체성에 대한 갈등으로 학교를 그만뒀고, 2018년부터 남성호르몬 요법*을 받기 시작해 1년 뒤 유방절제 수술을 받았고요. 난소적출술 등 생식능력을 제거하는 수술이나 남성 성기를 만드는 수술은 받지 않았어요. 이후 겉모습과 목소리도 달라져 남자로 살며 법원에 “법적 성별도 남성으로 바꿔 달라”고 했는데요. 1심 재판부는 “박 씨가 자궁·난소적출 수술을 안 받아 여성으로서의 신체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며 거부했어요. 하지만 지난 13일 나온 2심 재판부 판결은 달랐어요.

*성전환을 하기 위해서는 크게 3단계의 과정을 거쳐요. 먼저 정신과 의사가 ‘이 사람이 성전환 수술을 원하는지’ 진단을 하고 → 호르몬 요법 → 고환·자궁 절제술, 성기재건술 등 성확정 수술을 해요. 이후에도 호르몬 요법을 포함한 약물 요법을 하고요.

 

이번에는 뭐라고 판결했는데?

박 씨의 요청을 받아줬어요. 크게 2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 자기결정권 제약 NO: “자궁적출술은 한 번 하면 이전으로 돌이킬 수 없다. 성적 정체성을 인정받기 위해 신체를 강제로 손상하게 하는 건 자기결정권과 인격권 등을 지나치게 제약한다.”

  • 다시 바꿀 가능성 NO: “박 씨가 꾸준히 호르몬 치료를 받아 남성 수준의 성호르몬 수치와 2차 성징을 보이고, 오랜 기간 월경을 하지 않고 있다. 남성화된 지금의 외모·목소리에 대한 만족도가 과거 여성으로 지낼 때보다 분명해 여성으로 다시 바꿀 가능성이 없다.”

법원은 지난 2013년에 남성 성기가 없어도 성별을 여성에서 남성으로 바꿀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적 있는데요. 생식능력을 없애지 않더라도 다른 조건이 충족되면 성별을 바꿀 수 있다고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변화가 생긴 거네

맞아요. 성전환 수술은 비용도 비싸고 고통도 심한 데다, 위험한데요. 지금까지 법원은 성별 정정 신청을 받으면 내부 지침에 따라 생식능력 제거술이나 외부성기 형성 수술을 받아야만 허가해줬어요. 트랜스젠더의 86%는 수술 비용과 건강상의 위험 부담 때문에 법적 성별을 바꾸는 걸 시도조차 하지 못했고요. 하지만 이 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어요: “호르몬 투약만으로도 월경이 멈추고 외모도 남성으로 보인다. 자궁적출술이 모든 환자에게 필요한 건 아니다.” 작년 2월, 대법원은 이런 의견을 참고해 위의 조건을 ‘허가 기준’이 아닌 ‘참고사항’으로 바꿨어요. 이번 판결을 내린 재판부도 이를 따른 것 같다고. 하지만 성소수자 인권단체들은 이런 지침 자체를 아예 없애야 한다고 지적해요.

+ 트랜스젠더가 법적 성별을 바꾸려는 이유

트랜스젠더는 일상에서 차별과 어려움을 겪어요. 응급실에 간 트랜스 남성에게 의료진이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2로 시작한다며 “뭔가 잘못됐다”고 무례한 질문을 하거나 치료를 거부하기도 하고요. 성전환 후에는 이전의 경력을 증명하기가 어려워 취업하기 힘들고, 입사 자체를 포기하기도 해요. 설령 직장에 들어갔다고 해도 성정체성이 드러날까 불안해하기도 하고요. 은행이나 투표소에서, 집 계약을 할 때도 매번 “본인이 맞으신가요?”라는 질문에 자신의 성정체성을 설명해야 해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 다른 나라는 어때?

트랜스젠더가 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아도 성별을 바꿀 수 있게 하는 나라가 많아요. 독일은 지난 2011년, 생식능력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게 하는 건 성적 자기결정권, 신체적 온전성에 대한 권리를 침해한다며 헌법에 어긋난다고 결정했어요 🇩🇪. 유럽인권재판소도 2017년에 원치 않는 불임수술을 성별 변경의 조건으로 하는 건 유럽인권협약을 위반한다고 봤고요. 대만은 올해 9월 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은 트랜스 여성이 성별 바꾸는 걸 허가했어요 🇹🇼.

#사회#인권#LGBTQ#법원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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