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니커, 혹시 요즘 뉴스에서 ‘빌라왕’ 얘기 들어봤어요? ‘빌라왕이면 가진 빌라가 많다는 건가?’ 생각했나요? 맞긴 하는데요. 좋은 별명은 아니에요. 수십에서 수천 채의 빌라를 사들여 여러 세입자*에게 사기를 친다고 해서 붙여진 거거든요.

사기? 무슨 사기?

요즘 난리인 전세 사기 얘기인데요. 가장 흔한 방식은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받고 집을 빌려준 다음, 계약 기간이 끝났을 때 “나 돈 없어, 배 째!” 하고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거예요. 애초에 돈이 없는데 어떻게 집을 산 거냐고요? 깡통 전세에 갭 투자를 한 거예요. 이게 무슨 말이냐면:

• 깡통 전세
• 갭 투자

깡통 전세

전세 보증금(=전세가)이 집을 사고팔 때의 가격(=매매가)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 비싼 집을 말해요. 집을 빌리는 것(전세)보다 사고파는 것(매매)가 더 큰 일이니까 원래는 ‘전세가 ≪ 매매가’여야 정상이잖아요. 그런데 깡통 전세는 전세가를 크게 부풀려 ‘전세가 ≥ 매매가’로 만든 걸 말해요. 세입자에게 보증금으로 큰돈을 받으려는 거예요. 전세가만 보면 비싸보이지만, 매매가를 보면 깡통처럼 실속 없이 텅 빈 집이라고 해서 깡통 전세라고 부르는 거고요.

갭 투자

깡통 전세로 만들면 집주인은 자기 돈은 거의 들이지 않고 집을 살 수 있어요. 세입자한테 받은 전세 보증금으로 집을 살 수 있기 때문. 전세가와 매매가가 별 차이(= 갭, Gap) 없는 걸 이용한다고 해서 갭 투자라고 불러요. 이렇게 집을 샀다가 집값이 오르면 집주인은 ‘내 돈 안 쓰고 투자 성공!’ 하며 집을 비싼 값에 되팔아 이득을 챙겨요. 반대로 집값이 내려가면 어떡하냐고요? ‘몰라! 나 돈 없어’ 하며 세입자한테 보증금을 안 돌려주는 거예요.

사기? 무슨 사기?

작년 10월, 집 1139채를 가지고 깡통 전세 사기를 벌인 ‘원조 빌라왕’이 사망하면서 깡통 전세 사기가 화제가 됐는데요. 그를 쏙 빼닮은 제2, 제3의 빌라왕들이 여기저기 나타나는 중이라고.

요새 왜 이런 일이 많아진 건데?

지난해 말부터 집값이 떨어지면서 ‘세입자가 낸 보증금(원래 전세가) ≥ 매매가’ 가 돼버린 집이 많아졌거든요. 하지만 애초에 전세 제도에 구멍이 있다는 지적도 나와요:

• 뭘 믿고 목돈 맡겨?
• 전세금 반환보증 너마저

뭘 믿고 목돈 맡겨?

집주인이 나중에 배 째라는 식으로 나올 수 있는데, 목돈을 맡기고 집을 빌리는 전세 제도 자체가 위험하다는 말이 나와요. 보증금을 안 돌려주는 게 불법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계약 끝날 때 보증금을 세입자에게 자동으로 돌려주도록 하는 장치가 있는 것도 아니거든요. 돈이 없는데 집을 무더기로 사들일 수 있는 것도 전세 제도가 있어 가능한 일이라고 보고요.

전세금 반환보증 너마저

집주인이 돈을 안 돌려줄 때 주택도시보증공사 같은 나라 기관이 보증금을 대신 돌려주기로 하는 걸 ‘전세금 반환보증’이라고 하는데요. 이것도 100% 안전한 건 아니에요. 집주인이 보험에 안 들거나, 보험에 들었어도 집주인이 사망하는 등의 경우 돈을 못 받기도 하거든요.

그럼 돈 못 돌려받는 거야?

지금으로선 그럴 수도 있어요. 겨우 돌려받더라도 잃는 게 많고요. 이 때문에 아예 사기를 칠 수 없도록 전세 제도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말이 나와요:

• 보증으로 돌려받기 = 나랏돈 낭비 💸
• 재판으로 돌려받기 = 돈·시간·마음 낭비 💔

보증으로 돌려받기 = 나랏돈 낭비 💸:

아까 말한 전세반환보증으로 돈을 돌려받는 건 세입자 입장에서 그나마 나은 경우인데요. 문제는 요즘 전세 사기가 워낙 많다는 거예요. 사기꾼들 돈을 대신 돌려주는데 나랏돈이 펑펑 쓰이는 것.

재판으로 돌려받기 = 돈·시간·마음 낭비 💔:

만약 보증보험으로도 돈을 받지 못하면 세입자는 집주인에게 소송을 거는 등 알아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돈도, 시간도, 마음도 탈탈 털리게 된다고.

'나도 집 구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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