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한전 노동자 사망사건과 중대재해법

작년 겨울(11월 5일), 전봇대에 올라 전선을 교체하던 고 김다운 씨가 고압전류(약 2만 2900V)에 감전되어 사망하는 일이 있었어요. 일을 맡긴 회사는 바로 한국전력공사. 그런데 사망 사건 이후 두 달이 지나서야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이번 일에 대해 “우리는 책임 없다”고 선을 긋고 있어 논란이에요.

무슨 소리야. 일 시켰는데 책임이 없다니?

일을 맡긴 회사(=원청)는 일을 넘겨받은 회사(=하청) 노동자가 다치거나 사망할 경우 처벌받을 수 있는데요. 고 김다운 씨가 일했던 전기회사도 한전 일을 맡은 하청이었어요. 그런데 한전은 “우리는 외주처 아닌 발주처라서, 원청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어요. 한전이 말하는 외주처와 발주처, 뭐가 다르냐면:

  • 외주처: A회사에서 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한 일을 B회사에 넘겨 하게 하는 걸 '외주'라고 하는데요. 이때 일은 준 A회사를 외주처라고 해요. 외주처는 일을 넘겨받은 다른 회사가 일을 잘 하고 있는지 직접 관리하고요.

  • 발주처: 발주는 물건이나 일을 주문한다는 뜻이에요. 다른 회사에 일을 맡기는 건 외주처와 똑같은데, 발주처는 일을 잘하고 있는지 직접 감독·관리하지는 않는다는 차이가 있어요. 그래서 하청 노동자가 다치거나 사망해도 ‘직접적인 관련 없다’며 책임을 피하는 거고요.

그럼 아무도 책임 안 지는 거야?

당장은 처벌을 피해갈 것 같아요. 국회는 산업 현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하는 일이 반복되자, 일을 맡긴 회사의 대표까지도 더 강하게 처벌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지난 1월 통과시켰는데요. 법이 이번 달 27일부터 시행될 거라, 작년에 일어난 이번 사건은 해당하지 않아요. 다만 정부는“법이 시행되고 나면 이번 일로 한전 사장도 처벌받을 수 있는 것”이라며 경고했어요. 

중대재해법 시행되면 좀 나아질까?

시행까지 15일 남은 중대재해법, 어떤 내용 담겨있냐면요:

  • 외주/발주 변명은 그만 🚫: 이전까지는 일을 맡긴 회사가 직접 관리·감독까지 했는지 따져보고 책임 물었는데요. 중대재해법에서는 외주/발주 구분 없이 ‘실제로 지배적인 위치에서 일을 시켰는지’만 확인되면 처벌할 수 있어요.

  • 최고경영자까지 처벌 가능 ⚖️: 일을 시킨 회사에 대한 처벌이 더욱 강해져요. 처벌 대상도 늘어나서 일을 시킨 회사의 최고경영자까지 처벌할 수 있어요.

하지만 처벌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오히려 안전 예방에는 소홀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와요. 직원 수 5인 미만인 사업장에는 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여전히 문제로 남아있고요. 

+ 고 김다운 씨 사망하게 한 ‘직접 활선’

전기가 흐르고 있는 전선을 작업자가 만지면서 일하는 게 ‘직접 활선’ 방법인데요. 6년 전 한전은 ‘직접 활선’을 현장에서 없애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았고, 이번에도 이 방법을 없애겠다고 같은 약속을 반복했어요.

#노동#산업재해#한국전력공사#중대재해처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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