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중국과 아르헨티나의 통화스와프

올겨울, 기다리고 기다리던 월드컵 우승으로 들썩였던 아르헨티나가 또 한 번 들썩였어요. 이번에는 좋은 일은 아닌데요. 아르헨티나가 가지고 있는 외국 돈(=외환 보유액)이 모자라져서, 중국에 “외국 돈이 급하게 필요해! 조금 도와줘!”라고 S.O.S 요청을 한 거예요. 중국도 곧바로 “OK, 도와줄게!”라고 했고요.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건, 둘이 예전에 맺은 ‘이 계약’ 덕분이에요.

이 계약? 어떤 계약인데?

서로 각자 나라의 돈(=통화)을 주고받아 바꾸기로(=스와프) 하는 ‘통화스와프’ 계약이에요. 이 계약을 맺으면, 환율이 확 오를 때 싼 값에 빠르게 외화를 마련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차근차근 살펴보면:

  • 약속만 하면 🤙: 고원을 화폐로 가지고 있는 고슴국과, 도원을 화폐로 가지는 도슴국이 있다고 해볼게요. 통화스와프는 이렇게 약속하는 거예요: “우리 환율이 10고원 = 1도원이잖아.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지금 약속한 대로 서로 화폐를 바꿀 수 있게 하자!”

  • 언제든 가능 👌: 이러면 고슴국의 고원 가치가 확 떨어졌을 때 고슴국은 이렇게 할 수 있어요. “지금 고원이 너무 싸져서, 20고원 = 1도원이긴 한데... 전에 약속했던 대로 10고원 = 1도원으로 돈 바꾸자!” 이러면 고슴국은 비교적 싸게 도원을 마련할 수 있어요. 1만 도원을 받기 위해 지금 환율에 따라 20만 고원을 주는 게 아니라, 전에 약속한 대로 10만 고원만 주면 되는 것. 

2018년, 아르헨티나는 중국과 1300억 위안(약 24조 원) 어치의 통화스와프를 맺었던 거고요: “지금 정해둔 비율로 나중에 중국 돈 위안화 ↔ 아르헨티나 돈 페소화 바꿔주기로 약속!”

이번에 그 약속대로 돈을 바꾼 거야?

맞아요. 이번에 아르헨티나는 페소화를 중국 돈 350억 위안(약 6조 4300억 원)으로 맞바꾸기로 했는데요. 이러면 아르헨티나한테 뭐가 좋은 거냐면:

  • 아르헨티나 돈 가치 지켜: 요즘 아르헨티나는 경제가 나빠 페소화 가치도 뚝 떨어졌는데요. 전 세계 사람들이 많이 쓰는 위안화를 빵빵하게 들고 있으면 사람들이 “아르헨티나 경제, 괜찮은 거 같은데 한 번 믿어볼까?”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그러면 뚝 떨어진 페소화 가치도 다시 오를 수 있어요(=환율 안정).

  • IMF랑 약속 절대 지켜: 아르헨티나는 경제 사정이 나빠 IMF한테 돈을 빌려왔는데요. IMF는 돈을 빌려주는 조건으로 "다른 나라 돈 좀 쌓아둬서, 너네 경제 튼튼하게 만들어!"라고 했어요. 중국 돈으로 외국 돈 창고(=외환 보유 창고)를 채우면 이 약속을 지킬 수 있는 것. 

근데... 아르헨티나가 나랑 무슨 상관이야?

중국이 그리고 있는 큰 그림과 관련이 있거든요. 중국은 다른 나라에 도로나 철도 등을 지으라며 돈을 빌려 주고, 비싼 이자를 받으면서 전 세계 경제를 꽉 쥐려 하고 있는데요(=일대일로 프로젝트). 이번에 아르헨티나를 도와주는 것도 아르헨티나가 이 프로젝트를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아르헨티나와 더 쫀쫀한 사이가 되어 남미 지역에서 존재감을 키우려는 거라는 뜻도 담겨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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