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임신중단과 미국 대선

뉴니커, 퀴즈 하나 내볼게요. 요즘 미국에서 계속 과거로 뒷걸음질 치고 있는 권리는? 정답은 바로 임신중단권. 최근 여러 주에서 임신중단을 어렵게 하는 법이 만들어졌고, 20년 넘게 판매된 먹는 임신중단약을 금지하는 걸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어요.

  • 임신중단 in 미국 🇺🇸: 미국에서 임신중단은 진보(민주당) vs. 보수(공화당) 의견이 크게 엇갈리는 이슈 중 하나예요. 민주당과 여성·인권 단체들은 여성이 임신중단을 통해 임신·출산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보는 반면, 공화당과 종교계는 임신중단을 ‘태아의 생명을 해치는 일’로 보고 금지·규제해야 한다고 말해요.

뭐가 어떻게 되고 있는 거야?

하나씩 차근차근 살펴보면:

임신중단 어렵게 🚫

며칠 전, 노스캐롤라이나 주가 임신중단 규제를 강화하는 법을 만들었어요. 그동안 임신 20주까지 임신중단을 허용했는데, 이걸 12주로 줄인 것. 지난달 플로리다 주도 임신중단 허용 시기를 15주 → 6주로 바꿨고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는 22주 → 6주로 바꾸거나 아예 거의 전부 금지하는 법을 논의 중이고, 네브래스카 주도 12주 이후의 임신중단을 대부분 금지하는 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먹는 임신중단약 금지 🚫

미국에서 23년 동안 판매된 임신중단약 ‘미페프리스톤’을 두고 정반대로 엇갈린 판결이 나왔어요. 지난달, 텍사스 주 연방법원이 이 약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취소하라고 했어요. 하지만 같은 날 다른 소송에서 워싱턴 주 연방법원은 “계속 판매해!”라고 했고요. 미국 법무부가 텍사스 주의 판결에 항소하면서 2심 재판 중인데요. 재판이 끝날 때까지는 약이 계속 판매될 거라고. 

갑자기 이게 다 무슨 일이래?

갑자기는 아니고, 사실 임신중단을 어렵게 하려는 움직임은 계속 있었어요. 작년 6월, 미국 연방대법원*이 “임신중단 =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라고 했던 판례를 49년 만에 뒤집으면서 이런 움직임에 불이 붙었어요. 공화당이 의회의 다수인 주에서 임신중단을 금지하거나 규제를 강화하는 법이 연달아 만들어진 것. 현재 거의 모든 임신중단을 금지한 14개 주를 비롯해 20개 넘는 주에서 임신중단 금지·규제 강화에 나섰다고(그래픽).

* 연방대법원: 쉽게 말해 우리나라의 대법원(3심)과 헌법재판소를 합친 곳으로, 미국에서 가장 높은 법원이에요. 연방대법관 9명 중 현재 보수 성향 판사 6명 vs. 진보 성향 판사 3명으로 이뤄져 있고요.

이제 어떻게 될까? 

특히 임신중단약 승인을 취소한 텍사스 판결을 두고 파장이 계속될 것 같아요:

임신중단 어려워질 거야 ⚠️

미페프리스톤은 미국에서 구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임신중단약으로, 미국 내 임신중단의 절반 이상이 이 약을 통해 이뤄져요. 만약 FDA 승인이 취소되면 미국 전체에서 이 약을 못 쓰게 되는 거라, 임신중단을 따로 금지·규제하지 않는 주에서도 임신중단이 더 어려워져요. 

한동안 시끄러울 거야 🗣️

이 사건 재판을 맡은 항소법원은 물론, 연방대법원에도 보수 성향 판사가 많아서 재판 결과가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해요. 작년 미국 중간선거 때처럼 내년에 열릴 미국 대통령 선거 때도 임신중단 이슈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요.

+ 우리나라는 어떤 상황이더라?

임신중단은

2019년, 헌법재판소(헌재)가 임신중단을 처벌하는 ‘낙태죄’는 헌법에 어긋난다며 국회에 법을 고치라고 했는데요. 아직도 법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예요. 이 때문에 여성이 안전한 임신중단을 할 수 있는 권리는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고요. 임신중단이 불법도 아니고 합법도 아니다 보니, 명확한 기준이 없어서 임신중단 시술 여부나 비용 등이 병원마다 제각각인 거예요.  

먹는 임신중단약은

우리나라에서 허가된 약이 아직 없어 먹는 임신중단약을 합법으로 구할 수도 없다고. 헌재 판단 이후 한 제약회사가 먹는 임신중단약 ‘미프지미소’를 수입해서 팔게 해달라고 식품의약처에 신청했는데요. 1년 5개월 동안 결론이 안 나왔고, 결국 작년 12월에 신청을 포기했어요. 임신중단약은 전 세계 90개 넘는 나라에서 승인됐고, 얼마 전에는 임신중단권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일본에서도 승인됐다고.

#세계#미국#여성#미국 식품의약국(FDA)#임신중단#2024 미국 대선

구독할 경우 개인정보 수집·이용광고성 정보 수신에 동의하게 됩니다.

더 편하게 보고싶다면? 뉴닉 앱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