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어디에나 있고, 당신 곁에도 있는 성소수자 이야기

뉴니커, 혹시 아는 사람 중에 동성애자가 있나요? ‘동성애자와 같은 성소수자는 수가 적으니까 내 주변엔 없는 게 당연하지’라고 생각했다면? 놀랄 만한 통계가 있어요. 한 글로벌 여론조사 기관이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세계인의 평균 42%는 같은 질문에 ‘YES’라고 답했거든요. 오늘(11일)은 ‘커밍아웃의 날’을 맞아 우리 곁을 한번 더 둘러볼 시간을 마련했어요.

하지만 내 주변에는 정말 성소수자가 없는걸?

‘없는 것’이 아니라 사회 분위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것’일 수 있어요. 설문 결과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 존재하지만: ‘다음 중 당신의 성적 지향을 가장 잘 표현하는 문장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세계인의 11%, 우리나라 사람의 9%가 ‘동성에게만 끌린다’·’대체로 동성에게 끌린다’·’이성과 동성에게 똑같이 끌린다’라고 답했어요. 세계 평균 수치와 우리나라 수치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것.

  • 눈에 띄지 않는: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 중 동성애자 혹은 양성애자인 가족·친척·친구·직장 동료가 있다고 답한 사람은 7%와 6%에 그쳤어요. 세계 평균은 각각 42%와 24%였고요.

이렇게 성소수자가 눈에 띄지 않는 사회에서는 ‘커밍아웃’이 상대적으로 어려워요. 사람들이 자기 주변에 성소수자가 있다는 걸 알아채기 더욱 힘들어지는 거예요.

커밍아웃, 들어본 말 같기는 한데...

낯선 단어는 아닐 수 있어요. 최근에는 새로운 사실 등을 공개하는 일을 가리킬 때도 일상적으로 쓰이고 있거든요*. 그렇지만 원래 ‘커밍아웃’은 성소수자가 자기 성적 지향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일을 가리켜요. ‘벽장에서 나오기(Coming out of the closet)’라는 표현에서 온 말인데요. 벽장에 숨듯 자기가 성소수자라는 사실을 감추고 있던 사람이 스스로 닫힌 문을 열고 나온다는 거예요 🚪.

근데 자기 정체성은 혼자만 알고 있어도 되는 거 아냐?

정체성을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하려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해요. 예를 들어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은 내가 어떤 음식을 먹는지부터 삶을 어떻게 바라보는지까지 영향을 미치잖아요. 이는 생활에 자연스레 묻어나게 되어 있고요. 그런데 누군가 한국인인 내게 ‘나는 한국인 별로 안 좋아해. 너희 집에서는 어떻게 하든 상관없는데 내 앞에선 티 내지 말아줘’라고 한다면? 당황스럽고 화가 날 거예요. 어떤 말과 행동을 할 때마다 눈치가 보여 혼란스러울 수 있고요.

성소수자도 마찬가지예요. 커밍아웃을 하지 못하면 자기 일상을 계속 꾸며내게 되는 것. 이는 곧 스트레스로 이어지고요. 실제로 미국심리학회는 성소수자가 커밍아웃하거나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참여하면서 자기 모습에 긍정적인 감정·태도를 갖는 경우 정신 건강을 더 잘 유지한다고 보고 있어요.

누군가 내게 커밍아웃하면 어떻게 반응하는 게 좋을까?

모범 답안이 있는 건 아니에요. 커밍아웃은 ‘선언’이 아니라 ‘대화의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거든요 🗣️. 다른 대화와 마찬가지로 서로 이해해가는 과정이고, 시간이 걸릴 수 있고요. 물론 커밍아웃 이후의 대화는 생각처럼 쉽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요. 그럴 때는 성소수자부모모임·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행성인)·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등의 성소수자 관련 단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 *뉴닉이 ‘O밍아웃’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 이유

우리 사회에서 성적 지향·성 정체성을 밝히는 일 vs. 개인적인 취향·습관 등을 드러내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무게를 가진 일인데요. ‘O밍아웃’이라는 표현을 쓰면 이런 맥락이 지워질 수 있어요. 또 커밍아웃은 성소수자가 자신을 긍정하고, 당당하게 성적 지향·성 정체성을 밝히는 것이기 때문에 범죄 사실 등을 밝힐 때처럼 부정적인 상황에서 쓰이지 않게 특별히 더 주의해요.

#인권#젠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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