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O린이'와 '노키즈존'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선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 아프리카 속담이에요. 세상에 태어난 아이가 좋은 어른으로 자라기 위해서는 부모의 역할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미일 텐데요.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마을을 만들고, 어린이를 잘 자라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뉴닉 팀은 ‘어린이와 관련된 언어 표현(=O린이)’과 ‘어린이를 소외시키는 규칙(=노키즈존)’을 오늘 레터에서 짚어보기로 했어요. 

1. O린이 🤷

주린이(주식 초보), 요린이(요리 초보) 같은 말, 많이 들어봤죠? ‘O린이’는 어떤 일을 이제 막 시작한 초보를 일컫는 신조어로, 널리 쓰이는데요. 정작 어린이에겐 좋지 않은 표현이라며 비판받고 있어요: 

  • 편견 키우는 말이야: O린이는 ‘어린이가 미숙하다’는 편견을 키우는 표현이라는 비판을 받아요. 어린이를 ‘서툴고 귀여운 존재’로 한정한다는 논란도 있어요. 국제기구인 세이브더칠드런도 O린이를 차별의 언어로 봤고요. 

  • 어린이는 그런 뜻이 아니야: ‘어린이’라는 말은 1920년 처음 생겼어요. 당시엔 아이를 아해놈, 애녀석 등으로 낮춰 불렀는데요. 그러지 말고 존중을 담아 부르자며 어른을 지칭하는 표현(늙은이, 젊은이)과 비슷한 어린이라는 말이 탄생했어요. O린이라는 표현은 이런 취지에서 벗어나도 한참 벗어났다는 지적이 있고요.

2. 노키즈존 ⛔

‘다른 고객에게 피해 안 끼칠 자신 없는 어린이는 출입을 삼가시기 바랍니다.’ O린이만큼 자주 눈에 띄는 ‘노키즈존(No Kids Zone)’. 어린이 혹은 어린이와 함께 한 손님을 받지 않겠다는 뜻인데요. 이 표현 역시 비판받고 있어요:

연령 차별이야

피부색·인종·성별에 따라 차별하는 것에 모두 분노하잖아요. 마찬가지로, 특정 나이에 따라 다르게 취급하는 것도 명백한 차별이에요.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노키즈존 운영이 명백한 아동 권리 침해라고 강조했고요.

그건 주인 마음 아닌가?

특정 인종이나 성별의 손님을 받지 않겠다고 크게 써 붙인 가게가 있다면, 따가운 눈총을 받잖아요. 노키즈존도 마찬가지. 인권위도 ‘아동이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영업의 자유보다 우선한다’고 했어요.

노배드패런츠존은 괜찮나?

어린이 대신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는 ‘나쁜 부모’를 막는다는 문구도 등장했는데요. 이 역시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와요. ‘아이’ 혹은 ‘부모’로 대상을 정할 게 아니라, 소란을 피우는 고객이라면 누구나 퇴장을 요청받을 수 있다고 표현하는 게 적절하다는 것.

네덜란드 등 해외에서는 아이들이 다치지 않고 놀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웰컴 키즈’가 유행인데요. 우리나라 역시 호기심과 상상력이 많은 어린이의 특징을 인정하고 허용하는 시선이 필요해 보여요.

#인권#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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