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체조 선수 시몬 바일스의 기권

농구 하면 마이클 조던. 골프는 타이거 우즈. 시대를 초월해 어느 한 분야에서 가장 높은 경지에 이른 선수를 흔히 ‘G.O.A.T(Greatest Of All Time)’라고 하잖아요. 이 표현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여자 기계체조 선수, 시몬 바일스(미국)가 요즘 화제예요.

 

들어본 것 같아. 얼마나 대단한 선수더라?

역사상 최고의 기계체조 선수로 꼽혀요. 아무도 못 하는 난이도 높은 기술을 소화하거든요. 체조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기술을 성공시키면, 기술의 이름에 그 선수의 이름을 붙이는데요. 보통은 이런 기술이 하나만 있어도 대단한 선수라고 하는데, 바일스는 도마·평균대·마루에서 자기 이름을 딴 기술을 혼자 4개나 가지고 있어요. 그중 3개는 워낙 어려워서 아직 아무도 따라 하지 못했다고.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딴 체조 선수”라는 기록도 가지고 있고, 지난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4개나 땄어요. 이런 선수다 보니,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도 모두가 금메달을 딸 거라고 기대했는데요. 그런데 지난 27일, 첫 경기를 마친 뒤 갑작스럽게 발표를 했어요. 남은 경기는 기권한다고요.

 

왜 기권했대? 🤸

큰 심리적 부담을 느꼈다고 고백했어요: “때로는 어깨에 온 세상의 짐을 진 것처럼 느껴져. 아무렇지 않은 척 털어내지만 나도 가끔 힘들어.” 바일스는 미국 올림픽 대표선수단을 대표하는 최고의 스타라, 쏟아지는 관심이 엄청난 만큼 압박감이 어마어마했을 거라고. 코로나19 때문에 선수들이 그 어느 올림픽보다 힘겹게 대회를 치르고 있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올림픽이 1년 미뤄지는 바람에 준비 일정이 꼬였고, 국제 대회도 제대로 열리지 못해 실전 경험이 부족했기 때문. 이번 올림픽은 무관중으로 치러져 가족이나 관중의 응원 없이 외롭게 경기를 치러야 하고요.

 

그랬구나... 사람들 반응은 어때? 

동료 선수는 물론, 다른 나라 선수들도 한목소리로 바일스를 응원하고 있어요 💪: “안 괜찮다고 용기 있게 말해줘서 고마워.” 예전 같으면 ‘정신적으로 나약하다’는 비판이 나왔을 법도 한데, 오히려 선수의 결정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모습에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는 얘기가 나와요. 실제로 2004 아테네올림픽 때 호주 조정 선수 샐리 로빈슨은 불안증세를 호소하며 결승전을 포기했다가, 언론과 동료 선수로부터 ‘패배자’라는 조롱에 시달렸던 적도 있거든요. 최근 몇 년 사이에 정신건강 문제를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선수가 늘어난 게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데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아무리 위대한 선수여도 결국 똑같은 사람이고, 정신건강 문제는 감추거나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바일스가 보여줬다는 목소리가 나와요.

#문화#스포츠#정신건강#2020 도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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