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운송기사들이 파업한 이유는?
소주 ‘참이슬’과 맥주 ‘테라’ 등을 만드는 회사, 하이트진로가 요즘 시끌시끌해요. 제품을 공장 → 도매상으로 운송하는 화물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이고 있거든요. 지난주부터는 노동자들이 예고 없이 본사 건물에 들어가 1층과 옥상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고요. 무슨 일인지 알아봤어요.
왜 파업했어?
기름값이 쭉쭉 올랐는데도 운송료는 10년째 제자리라며 운송료를 30% 올려달라는 거예요. 벌써 2달 넘게 파업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냐면:
노조 가입 ✍️: 하이트진로는 지분 100%를 가진 회사 ‘수양물류’에 운송 일을 맡겼어요(=하청). 수양물류는 ‘명미인터네셔널’이라는 회사에 일의 일부를 줬고요. 화물노동자들은 수양물류·명미인터내셔널과 계약을 맺고 일해왔는데요. 지난 3월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화물연대)에 가입한 후 본격적으로 운송료를 올려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했어요.
공장 앞 시위 ✊: 상황이 달라지지 않자, 노동자들은 6월 2일부터 파업에 나섰어요. 이천·청주 공장에서 트럭 등으로 공장 앞길을 막아 제품이 나가는 걸 방해한 것.
소송과 갈등 ⚖️: 그러자 수양물류는 화물연대에 가입한 노동자와의 계약을 끊겠다고 했어요. 하이트진로는 시위 때문에 손해가 크다며 노동자들을 상대로 총 28억 원을 물어내라는 소송을 냈고요. 공장 앞에서 시위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소송도 냈는데,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어요. 그러자 노동자들은 다른 공장으로 옮겨 시위를 이어 나갔어요.
본사 점거 📣: 그러던 지난 16일, 노동자 70여 명이 서울 강남구에 있는 하이트진로 본사 건물에 예고 없이 들어갔어요. 지금까지 1층과 옥상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고요.
대화로 풀면 안 돼?
그동안 대화가 잘 안되는 바람에 여기까지 온 거예요. 하이트진로는 대화에 응할 입장이 아니라고 했고, 정부도 끼어들 수 없다고 했는데요. 이유를 들어보면:
하이트진로 “우리가 대화할 상대가 아냐”: 노동자들은 지난 4월부터 하이트진로에 협상하자고 했는데, 하이트진로는 노조와 대화할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에요. 노동자들이 계약을 맺은 수양물류와 얘기하라는 것. 대우조선해양 파업 사태 때처럼 하청 구조 때문에 대화가 잘 안 풀려서 갈등이 커진 거라는 말도 나와요.
정부 “법이 정한 파업이 아냐”: 화물노동자들은 회사 직원이 아니라, ‘자영업자’와 비슷한데요(=특수형태근로종사자). 정부는 이들이 근로기준법에 따른 ‘노동자’가 아니고, 이들의 파업도 노조법이 정한 ‘파업’이 아닌 ‘일반 집회·시위’여서 중재에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이에요.
그럼 앞으로 어떻게 될까?
당분간 갈등이 이어질 것 같아요. 협상이 잘 안되는 데다 서로 대규모 시위·소송으로 맞서고 있기 때문. 한편에서는 정부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말도 나와요. 갈등이 커지는 걸 정부가 지켜보기만 해서는 안 된다는 거예요. 화물노동자와 마찬가지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인 택배노조의 파업을 정부가 중재한 적이 있기도 하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