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대선 출마 선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라고 들어봤어요? 원래 정치인이 아니라서 이름도, 얼굴도 잘 모를 수 있는데요. 놀랍게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 다음으로 야권 대선 후보 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어요 📈. 그런 그가 그제(4일) 대선 출마 선언을 했어요.
최재형, 뭐하던 사람이더라?
30년 넘게 판사로 일하다, 문재인 정부의 첫 감사원장을 맡았어요. 감사원은 정부나 공무원들이 일 제대로 하고 있는지 감시하는 기관이에요. 문제가 있으면 “얘네 문제 있다!” 하고 경찰·검찰에 넘기는데, 각종 부처를 감시하다 보니 권력에 굴하지 않고 독립성을 지키는 게 중요해요. 최재형은 판사 시절, 간첩 누명을 쓴 재일동포에게 직접 사과하는 등 몇 가지 재판에서 화제가 됐는데요. 청와대는 최재형이 그동안 소신 있게 판결해왔고, 독립성을 잘 지킬 것 같다며 2017년 말에 감사원장으로 임명했어요.
그런데 어떻게 대선에 나오게 됐대?
감사원장 시절, 문 대통령의 임명을 받았지만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유명해졌어요.
월성 1호기 감사 🔎: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원자력 발전소 월성 1호기는 지난 2018년 예정보다 일찍 폐쇄하기로 결정됐는데요. 폐쇄 이유를 정리한 보고서를 보고, 국회에서 “원자력 발전소 쓰지 말자(=탈원전)는 정부 정책에 일부러 맞추려 한 것 아니냐, 보고서에 문제가 있다!”는 의혹이 나왔고, 감사원이 조사에 들어갔어요. 보고서 담당 직원이 자료를 삭제하는 등 외부 압력이 있었지만, 최 원장은 꿋꿋하게 감사를 마치고 “일부 내용이 불합리하게 평가됐다”는 결론을 냈고요.
감사위원 거부 🙅: 감사원장은 대통령에게 감사’위원’을 제청(=임명하라고 윗사람에게 요청)할 권한을 가지고 있는데요. 청와대가 김오수 전 법무부차관(현재 검찰총장)을 감사위원으로 제청하라고 했지만 최재형이 두 번이나 안 된다고 했어요: “김오수, 문 정부랑 친하잖아. 중립적이지 않을 수 있어서 안 돼!”
그런데 아는 사람 거의 없지 않아?
맞아요. 하지만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문 대통령이 직접 감사원장으로 임명했기 때문에 도덕성은 인정받은 거나 다름 없다고 얘기하고 있어요. 그동안 했던 좋은 일들이 알려지며 미담 제조기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고요:
소아마비로 움직이기 어려운 친구(강명훈 변호사)를 고등학교·대학교·사법연수원 내내 업고 다니며 지팡이 역할을 했어요.
두 딸이 중·고등학생일 때 아들을 두 명 입양했어요. 당시 “아이들이 고아원이나 위탁 시설에서 자라는 것보다 가정에서 자랄 수 있도록 입양이 권장돼야 한다”는 일기가 화제가 됐어요.
6·25 전쟁에 참전한 해군 대령 아버지와 육해공군에서 복무한 형제들과 아들들이 있어 병역 명문가로 불려요. 명절 때는 국민의례를 하고 애국가 4절까지 부른다고.
하지만 감사원장 임기를 끝내기 전에 사퇴하고 한 달 만에 대선 출마 선언을 해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어요.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대부분의 질문에 답을 못하자 “대선에 나올 준비가 안 됐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