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터키 박물관, 이슬람 사원 되다

형제의 나라, 동서양이 만나는 곳이라고 불리는 터키! 🇹🇷 이스탄불에 가 본 뉴니커라면 꼭 들렀을 세계적인 명소, 성소피아 박물관(사진)이 이슬람 사원으로 바뀔 것 같아요. 만약 사원으로 바뀌면, 이슬람 신자가 아닌 관광객은 정해진 시간에만 들어가야 하고, 여자는 반바지나 민소매를 입을 수 없고 히잡을 꼭 써야 들어갈 수 있을 거라고.

 

잠깐, 성소피아 박물관이 뭐야?

한 해에만 400만 명이 찾는 핫한 역사적 명소예요. 그동안 간판만 두 번 바뀌었고요: 6세기에 기독교 정교회 성당으로 세워다가 → 오스만 제국이 이스탄불을 꿀꺽 삼켰을 때 이슬람 사원(모스크)이 되었고 → 터키 공화국이 세워지면서 종교색을 싹 빼고 박물관으로 거듭났어요.

  • 1대 대통령 케말파샤👨: “우리 터키는 종교와 정치의 분리(정교분리)하는 게 중요해. 이 건물도 한 종교의 제사만 지내는 용도로 쓰지 말고, 다 같이 친하게 지낼 수 있게 박물관으로 만들자.”

*정교회: 기독교는 크게 가톨릭, 개신교, 정교회로 나뉘는데요. 그중 정교회는 그리스, 러시아, 동부 유럽을 중심으로 발전한 그리스도교회를 묶어서 부르는 이름이에요.

 

근데 갑자기 왜 이슬람 사원으로 바꾼대? 🕌 

갑자기는 아니고, 2000년대부터 슬슬 시동이 걸렸어요. 독실한 이슬람교 신자들이 이끄는 정당(정의개발당)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성소피아 박물관을 이슬람 사원으로 바꾸자는 주장이 있었거든요. 또 지금 터키 대통령인 에르도안 대통령도 정의개발당으로, 이슬람교를 정치와 사회의 기본으로 삼으려고 한다고(a.k.a. 이슬람 원리주의*). 몇몇 전문가는 코로나19로 경제도 어려워지고 지지율도 떨어지고 있던 차에, 에르도안 대통령이 종교를 내세워 민심을 사로잡아 보려는 것 아니냐고 보고 있어요.

 

반대하는 사람들은 없어?

터키 안팎으로 많아요. 성소피아 박물관이 ‘종교의 화합’을 상징하고 있던 터라, 그 가치가 사라질까봐 걱정하는 거라고. 또 성소피아가 처음 지어질 때만 해도 기독교 예배당이었기 때문에 기독교인들에게도 의미가 크고요.

  • 터키 밖에서는: 미국과 유럽연합, 교황, 유네스코까지 나서서 말렸어요. 유네스코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됐었던 성소피아의 문화유산 지위를 다시 살펴보겠다고 밝혔고요.

  • 터키 안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던 성소피아 박물관에 발길이 끊길까봐 걱정하고 있어요. 또 터키가 세워질 때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가치인 ‘종교와 정치의 분리’가 무너질까 걱정도 된다고.

하지만 터키 대통령이 24일부터 금요 예배를 시작한다고 말한 만큼, 성소피아가 다시 박물관이 될 확률은 낮아 보여요.

+ 고슴아! 나 사실 이슬람 원리주의* 좀 헷갈려 👀

이슬람교를 믿는 나라 대부분은 종교적 가르침을 생활 전반에서 따라요. 또 이슬람교를 국가 종교로 정해 놓고, 종교법을 어기면 나라가 처벌할 수 있어요(예: 브루나이사우디아라비아).

  • 엄격한 이슬람 원리주의: 정치도 사회도 다 이슬람교에서 가르치는 대로 해야 돼. 그 무엇도 신에 대한 믿음보다 중요하진 않아.

반면, 이슬람교를 믿으면서도 정치나 법 등은 따로 구분해야 한다고 보는 입장도 있어요. 

  • 자유로운 세속주의: 종교는 종교, 정치는 정치! 따로 가야지, 같이 가면 탈 난다고. 모든 면에서 종교법을 따를 필요는 없어. 이슬람교를 믿지만, 자유는 중요하다.

세속주의를 따르는 대표적인 나라가 터키. 터키는 국민의 99%가 이슬람교를 믿는데도 국가의 종교로 정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에르도안 대통령이 대통령 자리에 오래 앉아 있으면서, 터키의 분위기가 이슬람주의로 기울고 있는 것 같다고. 성소피아 박물관을 이슬람 사원으로 바꾸려는 것도 그 흐름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 국제 사회에서도 이에 집중하고 있는 거고요.

#세계#유럽#터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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