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랑 중국이 싸우고 있다는데 관세, 환율, 기술경쟁, 안보까지 너무 복잡한 단어투성이라 무슨 일인지 잘 모르겠다고요? 
 

완전. 일단 둘이 왜 그렇게 싸운대?

시작은 달콤ㅎ… 아 시작은 2018년 3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관세(한 나라로 들어오는 외국 물건에 붙는 세금)를 높게 때렸기 때문. 미국과 중국은 세계 무역 1, 2위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사이예요. 그런데 미국은 매번 적자, 중국은 매번 흑자인 거죠.

• 약이 바짝 오른 트럼프: 중국 너네 너무 불공정하게 무역하는 거 아냐?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해도 해외 기업이라고 규제를 너무 많이 해. 거기다 기껏 진출해도 우리 기술 다 베껴 쓰고! 한참 손해 보는 장사 같은데?

그래서 중국산 수입 제품에 10%라는 높은 관세를 물린 것.
 

관세 매기는 게 뭔데?

미국에 들어오는 중국산 제품에 세금이 더 붙는 거예요. 그럼 중국 제품이 더 비싸질 테고,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은 더 저렴한 물건을 찾게 되면서 중국 기업들이 피해를 입겠죠.

• 그러자 중국: “우리도 미국 물품 70%에 관세 물리겠다!” 
• 그러자 다시 미국: “그럼 우린 관세 25%로 높일 거야! BAAAM!”
   

어... 어... 멈춰야 할 것 같은데?

2018년 12월 1일, 그래서 두 나라가 휴전했어요: “우리 90일 휴전하고, 그사이에 화해할 방법을 한번 찾아보자!”

 

휴. 근데 왜 아직도 화해를 못 했어?

휴전 첫날부터 또 싸웠거든요. 주제는 중국 테크 기업 ‘화웨이’.

• 미국: 우리 화웨이의 2인자이자 CFO이자 창업자의 딸인 멍완저우 부회장을 체포할 거야. 이란이랑 거래하지 말랬는데, 멍 부회장이 불법으로 이란과 거래하고 있더라고!

미국은 휴전한 거랑, 멍 부회장을 체포한 거랑은 관련 없다며 시치미 뗐는데요. 뒤에서는 여전히 친한 나라들(일본, 이탈리아, 독일, 영국 등)에 화웨이 쓰지 말자고 하는 중. 화웨이 장비가 미국 감청하는 데 쓰일 수 있다면서요. (세계 다른 나라들: 중국이 화웨이 앞세워서 기술 강국 되려니까, 배 아파서 막는 거 아니야?)
 

그럼 휴전을 하긴 한 건가?

아뇨. 사실 거의 미운 일곱 살들처럼 싸우기만 하다 90일이 끝나버렸고요. 2019년 5월부터, 미국과 중국은 또 서로를 관세로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 미국: 중국 수입품 2500억 달러 규모에 25% 관세 매기겠다!
• 중국: 우린 미국산 수입품 600억 달러 규모에 5~25% 관세로 다양성을 주겠다!
   

제발... 관세 이제 그만...

사실 6월 말, G20에서 두 나라가 만났는데요. 그땐 얘기가 좀 잘 됐어요.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사주기로 하고, 대신 미국은 화웨이 제재하던 걸 좀 풀어주기로 했거든요. 그리고 마저 얘기하자며 7월 30일에 또 만났는데… 꽝입니다! 두 나라는 빈손으로 돌아갔고요. 그게 답답했던 트럼프가 관세를 또 추가하면서 사실상 미국에 들어오는 모든 제품에 관세가 붙게 됐어요.

 

그걸 중국이 가만있었어?

중국이 원기를 모은 한방은 바로 ‘포치(7이 무너지다)’. 그동안 1달러=7위안까지만 올렸는데, 이제 7위안보다 높아져도 괜찮겠다는 거죠. 그렇게 되면 똑같이 1달러 내도 더 많은 위안화를 받을 수 있게 되고요. 거꾸로 1위안에 해당하는 달러의 가격은 계속 내려가요. (1달러=7위안일 때, 1위안=0.14달러 vs. 1달러=8위안일 때, 1위안=0.125달러) 그럼 같은 10위안짜리 물건을 수입해도 조금 싸게 보여 세금을 더하는 게 별로 소용이 없게 되는 거죠.

• 미국: 너네 우리가 관세 추가하려니까 일부러 위안화 가격 떨어뜨린 거 아니야? 그러다 너네 환율조작국으로 찍힌다. 그럼 미국 기업이 중국에 투자하기 어려워지는 거 알지?
   

완전 전쟁이야!

그런데 다행히 12월 13일, 두 나라가 1차로 합의했어요. 이번에 화해할 수 있었던 건, 중국이 몸을 굽히고 미국의 요구를 일부 들어준 덕분이라고.

• 중국: 우리가 너네 농산물 500억 달러어치 사줄게! 관세 좀 그만 때려.
• 미국: 오키. 이번에 관세 한 번 더 올리려던 거 취소할게. 원래 때렸던 관세도 낮출 거야.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리나라도 한숨 돌리게 되었어요. 그동안 무역전쟁이 이어지며 우리나라 경제도 타격을 입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아직 1차로 합의한 것뿐, 다시 갈등이 커질 수도 있어요. 중국이 농산물을 약속한 만큼 사지 않는다면, 미국이 다시 관세 올리겠다고 했기 때문. 또한 지식재산권 보호나 국가보조금 등 몇몇 민감한 문제는 아직 이야기 나누지 않아서, 앞으로 협상이 어떻게 진행될지 두고 봐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