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고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과 논란들

2020년 7월, 박원순 서울시장이 세상을 떠났어요. 서울시는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장례를 진행했고요. 

  • 숨진 박원순 서울시장은 누구?: 1980년대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참여연대, 아름다운재단 등을 세운 시민운동가로 이름을 알려왔어요. 2011년부터 3번이나 연달아 서울시장의 자리를 지켜오며 유력한 다음 대통령 후보로 주목받았고요. 임기는 2022년 6월까지였어요. 

 

크게 논란이 된 이유가 뭐였더라?

박 시장이 실종되기 전날(2020년 7월 8일), 서울시 직원이었던 ㄱ씨가 ‘박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고소당한 사람이 사망하면 수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법 때문에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는 끝이 났고요. 이걸 중심으로 세 가지 논란이 생겼어요.  

 

논란1: 서울특별시장으로 진행한다

박 시장의 장례식은 ‘서울특별시장’으로 치렀어요. 5일 동안 서울시가 주관이 되어 장례식을 진행하는 건데요. 성추행 의혹이 있는 상황에서, 시가 중심이 되어 장례식을 진행하는 것에 논쟁이 있었어요. 반대 국민청원에 서명한 사람만 56만 명이 넘었고(2020년 7월 13일 오후 6시 기준), 정치권 일부에서도 조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어요. 

  • 찬성: 고인이 오랫동안 서울시장으로 기여한 바가 있으니 기관장으로 진행하는 게 맞아. 의혹이 있지만 추모가 먼저야. 
  • 반대: 성추행에 대한 의혹이 풀리지 않았는데 국민의 세금으로 진행하는 장례에 동의할 수 없어!  그리고 코로나19 때문에 시민 분향소에 사람들이 모이면 감염 우려도 있고. 

 

논란2: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우려된다

고소장을 제출한 사람에 대한 2차 가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어요. 고인의 극단적 선택이 피해자 탓이라는 공격이 계속되고 있고, 몇몇 사람들은 피해자가 누군지 파헤치고 있기 때문. 근거 없는 소문도 퍼지고 있고요. 이에 대해 경찰은 법적으로 조치할 예정이라고 경고했어요. 

 

논란3: 그래도 성추행 의혹은 밝혀야 한다

법이 아닌 다른 방법(예: 서울시 감찰, 경찰청장 청문회)으로라도 성추행에 대한 의혹을 밝혀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요. 용기를 낸 피해자를 위해 계속 수사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고, 의혹을 밝히는 일이 오히려 고인의 명예를 지키는 데에 필요하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어요. 

 

결론은 어떻게 난 거야?

2021년 1월 14일, 법원은 피해자의 다른 재판에서 박 시장의 성추행 혐의를 인정했어요.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던 피해자는 서울시 비서실에서 근무했던 직원 A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는데요. A씨의 성폭행과 피해자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의 연관성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피해자가 박 전 시장의 비서로 근무하는 동안 박 전 시장이 속옷 사진과 성적으로 괴롭히는 문자를 보낸 사실을 인정한 것. 재판부는 “피해자가 박 시장의 성추행으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했어요. 

 

+ 최초의 서울특별시장(葬)

기관장으로 진행되는 건 처음이에요. 기관장은 기관의 장을 맡은 사람이나 일한 기관에서 공을 세운 인정받은 공무원이 사망했을 때 할 수 있어요. 서울시에는 장례에 대한 구체적인 절차는 정해진 것이 없었고, 임기 동안 사망한 경우는 처음이라 정부에서 마련해둔 ‘정부의전편람’의 규정을 따랐다고. 서울시는 이번 장례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어요.

 

+ 취소될 뻔한 서울특별시장(葬)

강용석 변호사가 법원에 “서울시특별시장 형식으로 못 치르게 해달라”고 신청했어요. 근거가 되는 법 규정이 없는데도 서울특별시장으로 진행하는 건 절차에 문제가 있고, 예산 낭비라는 주장이에요. 또한 재직 중 사망이 아니었다는 점과 장례에 공금이 사용되므로 집행금지 가처분이 인정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고요. 2020년 7월 12일 이에 대한 심문이 열렸고, 법원은 소송이나 청구하는 데 필요한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았다고 보고 정식으로 잘잘못을 따지는 과정(=본안 심리) 없이 재판을 끝냈어요(=각하). 장례식은 예정대로 서울시특별시장으로 열렸고요.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회#여성#젠더#성폭력#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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