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우울증이 마음의 감기라고?

뉴니커, 요즘 문밖을 나서면 가을 안으로 성큼 들어서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이런 날씨에는 감기에 걸리기 쉽잖아요. 그런데 조심해야 할 게 목감기·코감기만이 아니라는 얘기가 나와요. 이틀 뒤인 9월 10일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자살의 주요 원인이자 ‘마음의 감기’로 불리는 우울증에 대해 알아봤어요.

마음의 감기라는 말, 많이 들어봤어

우울증은 약 10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마음의 감기’라고 불리기 시작했어요. 우울증은 감기처럼 누구에게나 흔하게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을 전하고, 우울증에 대한 사람들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만든 표현이라고. 예전에는 지금보다도 우울증을 낯설게 느끼는 경우가 많았고, ‘그건 의지가 약한 사람이나 걸리는 병이야’ 같은 편견도 널리 퍼져 있었거든요.

그런데 ‘마음의 감기’라는 말이 등장한 이후 우울증 치료의 장벽이 많이 낮아졌어요. 그 전에는 정신건강의학과를 찾는 게 부끄럽거나 숨겨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요. 이 표현 덕분에 사람들이 우울증을 좀 더 가까이 느끼게 된 것. 다만 최근 들어서는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부르는 건 적절하지 않아”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어요.

적절하지 않다고? 왜?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하나씩 살펴보면:

  • 감기만큼 가벼운 병이 아냐: 우울증은 치료하지 않으면 자살까지 이어질 수 있어요.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의 정신건강 관련 프로그램도 우울증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고요. 전 세계적으로 매년 70만 명이 자살로 목숨을 잃는데, 이 중 약 60%는 우울증 등 기분장애를 앓은 적이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고요. 그래서 우울증을 별다른 치료 없이도 나을 때가 많은 가벼운 감기에 빗대는 건 부적절하다는 거예요.

  • 마음에만 영향을 주는 게 아냐: 우울증 증상은 몸으로 나타나기도 해요. 잠을 적당히 자는 것조차 어려워질 수 있고, 식욕이 갑자기 확 늘거나 줄 수도 있어요. 심하게 피로하거나 집중력이 확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요. 이에 ‘마음의 감기’라는 표현은 우울증이 마음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는 것.

근데... 우울증인가 싶을 땐 어떡해?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잖아요. 그럴 때 뉴니커나 뉴니커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 다른 모든 병과 마찬가지로 우울증도 빠르게 발견하고 치료하는 게 중요해요. 초기 증상이 있다면 더 나빠지기 전에 치료받는 게 좋기 때문. 이때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기록이 취업 등에 불이익을 미치면 어떡하지?’하는 걱정은 잠시 내려놓아도 돼요. 병원 진료 기록은 오직 본인만 확인할 수 있거든요. 도움을 줄 전문가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지 막막하다면 여기를 참고해봐도 좋아요.

  • 피하거나 돌려 말하지 말기: 사실 ‘우울증’이나 ‘자살’이라는 단어를 직접 입 밖으로 내는 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어요. 특히 자살의 경우, 이 단어를 직접 이야기하면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을 자극할까 걱정이 들 수도 있고요. 하지만 “혹시 자살할 생각을 했니?”, “구체적인 방법도 생각한 거야?” 등의 말을 들으면 오히려 자살 의지가 확 줄어든다고.

+ 뉴닉은 왜 자살을 ‘극단적 선택’으로 표현하지 않나요?

자살은 ‘선택’이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에요. 자세히 살펴보면:

  • 맥락을 왜곡하는 표현: 중증 정신질환·우울증·조현병·조울증 등으로 인한 자살은 현실을 판단하는 능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에서 일어나는 일이에요. 자살을 누군가의 의지가 담긴 ‘선택’이라고 하는 건 이런 맥락을 지우는 거고요.

  • 자살 ≠ 삶의 대안: ‘극단적 선택’이라는 표현은 잘못된 메시지를 전할 수 있어요. 이 말을 들은 사람이 ‘자살은 삶이 힘들 때 고를 수 있는 하나의 선택지구나’라고 오해할 수 있기 때문.

뉴니커, 여기까지 읽으며 혹시 더 하고 싶은 얘기가 생겼나요? 그럴 줄 알고 고슴이가 뉴니커를 위한 대나무숲을 마련해뒀다고 🎋. 지금 떠오르는 얘기가 있다면 아래 버튼을 눌러 고슴이네 대나무숲에 다 털어놔 봐요. (🦔: 내가 이 구역에서 최고로 입 무거운 고슴도치슴!)

고슴이 귀는 당나귀 귀

#인권#정신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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