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12년째 못 고친 외양간, 이천 화재 참사

4월 29일, 이천의 한 물류창고 공사 현장에서 불이 나면서 일하던 사람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어요. 

 

 

뉴스에서 많이 봤어. 불이 왜 난 거야?

처음 불이 붙은 직접적인 원인은 조금 더 조사해 봐야 알 것 같다고. 하지만 확실한 건, 공사장 천장과 벽면을 채웠던 벽 속 소재(우레탄폼)가 사고를 더 키웠다는 것.

  • 우레탄폼: 실내를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건축 재료. 값도 싸고 열도 잘 막지만, 낮은 온도에서 불이 잘 붙고 한 번 불이 붙으면 유독가스를 내뿜어서 해외에서는 사용을 규제하고 있어요.

 

12년 전 이야기도 나오던데?

맞아요. 이번 참사와 판박이처럼 똑같은 일이 12년 전에도 일어났었거든요. 2008년 있었던 이천 냉동창고 화재 참사와 비슷한 부분이 한둘이 아니에요:

✔️이천 창고에서

✔️우레탄폼을 벽에 채우려고* 작업하다 불이 붙었고

✔️유독가스가 많이 나오는 우레탄폼이 타면서 피해가 커졌으며

✔️40여 명의 일용직 노동자가 희생됐다는 것.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그때와 크게 달라진 점이 없어 보여요.

 

어떻게 그대로일 수 있어?

1. 소재가 그대로 ☠️: 화재의 원인이 된 소재가 같아요. 2008년 참사 이후, 건축 소재를 규제하는 법안이 나오긴 했어요: “불에 타기 쉬운 소재(예: 우레탄폼) 대신 불에 잘 타지 않는 소재를 써서 건물을 짓자!” 하지만 국토해양부는 건물을 짓는 입장에서 너무 경제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관대한 버전으로 법안을 통과시켰어요: “건물 내부는 불에 타기 쉬운 소재 쓰지 마. 벽 안쪽까지는... 따로 규제는 안 하겠음!”

2. 안전 문제도 그대로 ⛑:위험의 외주화’ 문제도 여전해요. 현장에 있던 노동자는 대부분 특수고용 일용직 노동자라서 충분히 안전을 보장 받지 못했고, 이전에 몇 번이나 안전관리 소홀로 경고를 받았지만 당시에도 현장에는 안전관리자가 없었다는 정황이 나왔어요. 단순한 화재 사고가 아닌 예견된 사회적 참사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정부는 작업 과정을 철저하게 수사해 잘못이 있는 사람에게 책임을 물리겠다고 했습니다. 다만 특수고용 일용직 노동자에 대한 보험 가입은 필수가 아니었던 터라, 이들이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 이런 재해 막으려면 어떡하지? 공사를 이끈 담당자뿐만 아니라 공사를 의뢰한 기업, 이를 허락한 정부도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어요(a.k.a.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그동안은 공사하다 사고가 나도, 원청업체 대표나 현장소장 등 중간 관리자에게 가벼운 솜방망이 처벌을 내린 게 다였거든요.


+ 🦔 우레탄폼을 벽에 채운다는 게 무슨 소리야*? 일명 샌드위치패널 공법. 벽 안을 철근 콘크리트로 꽉꽉 채우는 대신, 얇은 철판과 철판을 세우고 가운데는 다른 재료로 채우는 거예요. 가운데를 어떤 재료로 채우는지에 따라 안전성은 달라질 수 있어서 이 공법이 무조건 위험한 건 아니에요. 이번 화재에서는 그 재료로 불에 잘 타고 유독가스가 많이 나오는 우레탄폼을 사용해서 문제가 된 거고요.

#사회#노동#재해재난#사건사고

구독할 경우 개인정보 수집·이용광고성 정보 수신에 동의하게 됩니다.

더 편하게 보고싶다면? 뉴닉 앱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