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출퇴근길 지옥철이 낯설어진 이유

얼마 전 일어난 10·29 참사*, 좁은 길에 수많은 사람이 몰렸는데 통제가 이뤄지지 않아 압사로 이어진 거였잖아요. 그날 이후로 매일 똑같던 출퇴근길·일상이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는 목소리가 나와요. 무슨 이야기인지 알아봤어요. 

*10·29참사: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참사가 일어난 지역의 이름을 반복적으로 부르는 게 트라우마를 자극할 수 있다고 말해요. 따라서 이태원 참사라는 표현 대신 10·29 참사라고 부르는 게 더 적절하다는 말이 나와요. 

출퇴근길·일상이 다르게 느껴진다고?

10·29 참사 이후,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에 가면 참사가 떠올라 ‘군중 밀집’에 불안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거든요. 도시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서 사람들이 많은 걸 ‘일상의 불편함’ 정도로 느껴왔다면, 참사 이후로는 ‘사람이 너무 많이 몰리면 언제든 안전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난 거예요. 

지금 어디가 얼마나 위험한데?

전문가들은 ‘특정한 공간에 1㎡당 5명 넘으면 위험 ⚠️’하다고 보는데요. 10·29 참사 때는 사고가 일어난 골목에 1㎡당 약 16명이 넘는 사람이 모여 있었어요. 위험한 곳, 구체적으로 어디어디인지 하나씩 뜯어보면: 

  • 대중교통 혼잡도 초과 🚌: 지하철 혼잡도는 한 칸에 160명 꽉 찬 경우를 100%로 따져요. 2021년 기준 서울시 지하철에서 혼잡도가 가장 높은 곳은 4호선이었어요. 한 칸에 평균 226명(141%)이 빽빽하게 탔던 거예요. 실제로 느끼는 체감 혼잡도는 더 높았을 거라고. 수도권을 오가는 일부 광역버스도 혼잡한 건 마찬가지고요(그래픽).

  • 서울시 14개 위험 도로 🏙️: 10·29 참사가 일어난 곳은 좁고 긴 골목(폭 3.2m, 길이 40m)이었는데요. 서울 곳곳에서 비슷하게 생긴 곳을 찾아낸 뒤, 토요일 저녁 9시에 사람이 얼마나 많이 모이는지(=평균 인구 밀집도) 살펴봤어요. 그랬더니 잠재적으로 위험한 도로가 14곳이 넘었어요.

  • 전국 곳곳 지역 축제 🎈: 이 모든 건 서울의 일만은 아니에요. 당장 성탄절·새해 타종행사처럼 전국 곳곳에서 많은 사람이 한 장소에 몰리는 연말 행사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 계절에 따라 지역 곳곳에서 열리는 축제를 향한 걱정의 목소리도 나와요. 전국 곳곳에서 약 10만 명 이상 모이는 축제는 1년 동안 100건에 달한다고.

이에 전문가들은 사람이 많이 몰릴 거라 예상되는 곳은 정부가 미리 점검하고, 밀집도를 관리해야 한다고 콕 집어요. 

정부가 대책 내놓는다고 하지 않았어?

맞아요. 정부가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무슨 얘기 나왔는지 정리해보면:

  • 서울시 “지하철 칸 늘릴게”: 서울시는 ‘지옥철’ 별명까지 붙은 9호선 급행열차의 혼잡도(지난 4~6월 기준 약 156%)를 120%까지 낮추겠다고 했어요. 2024년까지 전동차 48칸을 추가로 편성하겠다는 것. 출퇴근길 혼잡도가 높은 2·4호선도 올해 안에 전문가와 함께 점검하겠다고 했고요.

  • 정부 “안전관리 교육할게”: 그동안 학생들은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따로 교육받지 않았어요. 세월호 참사 이후 ‘학교안전교육 7대 표준안’이 만들어졌지만 압사 사고 등에 관한 내용은 없었던 것. 이에 정부는 다중밀집장소 대처 방법이나 심폐소생술(CPR) 등 응급 상황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교육을 추가하겠다고 했어요.

  • 정부 “주최자 없어도 관리할게”: 이번 참사의 책임에 정부가 내놓은 답변은: “주최자가 없는 자발적인 행사라 통제하지 않았다” 였는데요. 이런 행사가 “안전 관리 사각지대가 되었다”는 지적에 앞으로 주최자 없는 행사를 통제할 매뉴얼을 만들겠다고 했어요. 

근데 저걸로 다 해결될까?

정부의 대책 외에도 재난·안전 등 전문가들이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어요. 정부는 사고가 날 때마다 매뉴얼을 새로 만들거나 고치는데, 그보다는 “현장에서 매뉴얼을 어떻게 잘 쓸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도 했고요. 무엇보다 한곳에 많이 몰린 사람들(=밀집 군중)을 '일상의 불편함'이 아닌, '정부가 나서서 안전을 책임져야 할 대상’으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말도 나와요.

#사회#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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