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4·7 보궐선거 부동산 공약의 (거의) 모든 것

1. 부동산, 난리났네 난리났어

서울시장, 부산시장 후보들은 모두 입을 모아 “부동산 투기를 막고, 내 집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외치고 있어요. 어떻게 실현할지는 후보별로 각양각색. 부산시장 후보들은 가덕도 신공항 관련 공약도 내건 상황이고요. 후보들이 유난히 부동산과 개발 공약에 진심인 이유, 세 가지로 정리해봤어요.

첫째, LH발 공직자 투기

3월 2일 LH 전·현직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이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잖아요? 정부는 대대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전국 곳곳에서는 투기 제보가 잇따르고 있어요. 주로 ‘어디가 개발된다’는 정보를 먼저 안 공직자들이 땅을 미리 사두고, 이후 개발 사업이 시작되고 정부에 넘기며 보상금을 두둑이 챙긴다고.

둘째, 영끌

올라도 계속 오르는 집값. 이런 상황에 영끌(=영혼을 끌어 모은다)로 대출받아 집 사는 사람들도 많아졌고, 그래서인지 작년 가계부채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시민들 빚이 늘어난 요즘, 금리가 올라 사람들 이자 부담도 커지고 있어요. 

셋째, 가덕도 신공항

지난 3월, 국회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통과됐어요. 부산에서 가장 큰 섬에 공항이 들어서는 거죠. 20년 가까이 말만 돌던 동남권* 신공항을 드디어 짓게 된 건데요. 10년 넘게 논의하던 김해 신공항 계획이 백지화된 후, 4개월 만에 부산으로 결정되다 보니 ‘정치권 모두 선거를 의식해서 그런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와요.

* 동남권은 영남권이라고도 하는데요. 부산, 울산 그리고 경남 지역 일대를 말해요. 이곳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어 거대한 도시로 만들자는 의견이 부울경 메가시티.

2. 시장, 정체가 뭐야?

이런 의문이 들 수 있어요. “서울시장, 부산시장이 다 할 수 있을까? 투기와 내 집 마련 문제, 공항 건설에 시민이 만족할 만한 정책을 펼칠 수 있어?” 그래서 시장이 부동산 정책에 어떻게 힘을 쓸 수 있는지 준비했어요.

시장은 무슨 일을 하는데?

진짜 뉴닉이니까 이렇게 깔끔하게 말하는 건데요. 시장은 짓고, 풀고, 막을 수 있어요.

  • 짓기: 집을 지을 수 있어요. 분양주택**, 임대주택*** 다 짓고요. 공원, 도서관, 지하철도 마음 먹으면 가능해요.

  • 풀기: 규제를 풀 수 있어요. 예를 들면, “그린벨트 풀어서 아파트 지을게”, “주택이 부족하니까 새 아파트 지을 땐 더 높이 지어도 괜찮아” 정도도 할 수 있어요.

  • 막기: 풀었던 규제를 다시 조일 수도 있어요. 부동산 불법거래를 단속해 투기를 막을 수도 있고요. 임대인과 임차인의 분쟁을 막기 위해 상담과 교육을 적극적으로 하기도 해요.

** 분양주택은 집을 구입할 수 있는 주택이에요. 집을 분양받아서 내가 살면 자기 집이니까 자가라고 해요. 
*** 임대주택은 빌려주는 주택이에요. 그래서 집을 빌려주는 사람은 임대인, 빌리는 사람은 임차인이라고 해요.

이걸 혼자서 다 한다고?

셜록한테 왓슨이 있듯, 여러 기관이 도움을 줘요.

  • OO공사 도와줘: 서울시는 SH공사, 부산시는 부산도시공사가 짝꿍이에요. 시에서 주로 집을 짓는 계획을 세운다면, 공사는 그 외의 중요한 모든 일을 담당해요. 땅도 찾고, 집을 짓고 관리하는 일 등을 도맡아요. 

  • 국토부 의견은 어때?: 시가 국토교통부에 제안해서 “이거 어때? 같이 하자”라고 해요. 공항, 철도처럼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면서 돈도 많이 드는 사업은 국토교통부가 최종 결정 보스이기 때문. 반대로 국토교통부가 시에 제안하는 경우도 있고요.

실제 예시가 있을까?

서울시는 2017년에 한강 주변 아파트를 35층까지만 지을 수 있게 했어요. 남산 소월길과 낙산의 높이를 기준으로 제한한 건데요. 건물이 너무 높으면 도시의 다른 부분을 가리고, 건물과 산, 하늘 사이의 선(=스카이라인)이 삐뚤빼뚤해 아름답지 않기 때문. 그런데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35층보다 더 높이 지을 수 있게 할게”라고 약속한 후보가 있다는데.

3. 서울시장: 부동산 공약 관전 포인트는?

서울시장 후보는 총 12명. 이들이 내세운 부동산 공약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눴어요. ①주택 공급, ②재개발·재건축, ③청년 주거정책을 하나씩 소개할게요.

①주택 공급: 뉴니커가 살 집, 누가 지을래?

후보 모두 서울에 집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말해요. 서울시가 어떤 역할을 해 이 집을 마련할 것인지를 두고 입장이 나뉘고요. 비슷한 공약을 내세운 후보끼리 묶고, 기호순으로 나열했어요(이하 동일).

 

서울시가 땅 마련부터 짓는 것까지 다: 이왕이면 공공분양주택으로

  • 🔵 박영선: 처음엔 집값의 1/4 만 내고, 살면서 카드 할부처럼 나머지를 다 갚으면 자기 집이 되는 방식(=지분적립형)의 주택을 지을 거야.
  • 🔮 오태양: 서울시 소유 땅(=시유지)을 늘려 거기에 집을 지을 거야.
  • ☂️ 김진아: 절반은 여성 1인 가구가 살 수 있도록 할 거야.

 

서울시가 땅 마련부터 짓는 것까지 다: 우선은 공공임대주택

  • 🍏 신지혜: 공공임대주택 더 늘릴 거고, 이중 30%는 1인 가구 몫으로 할게.
  • 🔺 송명숙: 국회, 용산 부지 등을 활용해 공공임대주택을 지을 거야.
  • 신지예: 25개 구에 골고루 공공임대주택을 지을게.

 

서울시는 거들 뿐 

  • 🔴 오세훈: 대부분 민간 땅에 민간이 지어서 분양하도록 할거야. 만약 민간 땅을 빌려주면, 서울시가 집을 지은 후에 그걸 공공임대주택으로 쓸게. 땅 빌려준 사람들에겐 세금 줄여줄 거야.

+ 근데 이왕이면 ‘내 집 마련’이 좋은 거 아냐?

많은 사람들이 마음편히 살 수 있는 집을 원하지만 어려운 일이에요. 전 세계 나라 중 자기 집에 사는 사람의 비율(=자가점유율)이 100%인 곳은 없거든요. 분양을 목표로 정책을 시도해도 집을 못 사는 사람이 생긴다는 것. 우리나라는 집을 가진 사람이 약 60%예요(2020년 6월 기준).

②재개발·재건축: 두꺼비한테 헌 집 주고, 새 집 받는다고?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만큼 재개발·재건축을 찰떡같이 표현한 말은 본적이 없다는데요. 재개발은 단지 전체를 포함해 주변 지역 전체를 다 바꾸는 걸 말하고(엄청 크게 하면 뉴타운), 재건축은 오래된 아파트 단지를 다시 짓는 거고요. 서울시는 뉴타운 광풍을 겪은 뒤, 지난 10년 동안 재개발·재건축을 사실상 “하지 마”라고 했어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어요.

  • 전세대란 막아야 해: 아파트 단지나 동네 전체를 철거하기 때문에 주민들이 일제히 이사를 가요. 어차피 집이 새로 지어지면 다시 돌아올 거라서 주변 지역 전세를 찾고요. 그러면 근처 전세 수요가 갑자기 많아져 전세 가격은 물론 월세도 덩달아 계속 올라요. 재개발·재건축 시작하면 공사 끝날 때까지 8~15년 정도 걸리는데요. 그동안 집세가 계속 오르니까 이사철마다 전학을 가는 학생들이 생기기도 한다고.

  • 고급주택만 늘어나: 재개발·재건축 하면서 새로 지어진 집들은 대부분 넓고, 비쌌어요. 다시 말해 저렴한 주택들이 사라져버린 것. 원래 살던 사람들은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고 양극화도 심해진다고.

이번 서울시장 후보들이 재개발·재건축에 내놓은 공약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요.

찬성. 솔직히 지난 10년 너무했지.”

  • 🔵 박영선: 아파트 35층 규제 푸는 거 적극적으로 고민해볼게.

  • 🔴 오세훈: 거기에 더해서 나는 일부 지역 7층 규제도 다 풀게.

“조건부 찬성, 뭐가 필요하냐면”

  • 🍏 신지혜: 사람들이 이사 갔다가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방식(=순환개발) 꼭 지키도록 할 거야.

  • 🔺 송명숙: 새로 짓는 주택의 일부는 무조건 공공임대주택으로 할 거야.

  • 신지예: 철거할 때 인권침해 없는지부터 조사할 거야. 그리고 새로 짓는 아파트에 임대주택 20% 꼭 있어야 해.

③청년 주거: 서울 2030 뉴니커 여기를 보세요!

청년 주거정책은 대체로 만 19세에서 만 39세까지를 대상으로 해요. 만 19세부터 만 34세까지를 대상으로 삼은 후보도 있고요. 몇몇 후보들은 2030유권자를 공략하기 위해 ‘청년 주거정책’을 묶어서 발표했어요. 월세 지원과 성년이 된 청년한테 목돈을 고르게 나눠주는 기본자산제 등. 후보별로 퀵하게 볼게요. 

  • 🔵 박영선: 월세 20만 원 지원,  5000만 원을 10년간 무이자 대출해주는 청년 출발자산제, 전월세 보증금 무이자 대출, 공공임대&분양주택에 청년 할당.

  • 🔴 오세훈: 월세 20만 원 지원, 재테크 컨설팅 플랫폼 설치, 공공임대&분양주택에 청년 할당.

  • 🔮 오태양: 기본자산제, 최저생계비 기준 월 105만 원을 기본소득 지급.

  • 📗 이수봉: 기본자산제, 월 80만 원을 기본소득으로 지급.

  • 🔺 송명숙: 월세 10만 원 지원, 무주택 청년이 공공임대주택을 20년 동안 사용(=집 사용권).

4. 부산시장: 부동산·개발 공약 관전 포인트는?

부산시장 후보로 나선 사람들은 6명. 서울의 절반이 출마했고 글은 곧 끝나니 뉴니커들 조금만 더 달려줘요. 후보들 정책을 두 가지로 살펴볼게요.

 

①가덕도 신공항, 6인 6색?

가덕도 신공항을 두고 부산시장 후보들의 입장은 찬성, 반대 딱 두 가지로 나뉘어요. 찬성파는 부산 도심과 가덕도 신공항을 연결하는 방법에서 차이가 있어요. 반대파는 반대하는 이유가 제각각인데 자세히 살펴보면 입장 차이가 확연히 보인다고. 

“찬성이야. 어떻게 연결할 거냐면”

  • 🔵 김영춘: 난 공항철도파야. 인천공항철도도 서울 두루두루 잘 가잖아. 공항은 2029년까지 빠르게 완공할 거야.

  • 🔴 박형준: 어반루프**** 알아? 난 한방에 가덕도 신공항이랑 부산 도심을 연결할 거야.

  • 📗 배준현: 어떤 방법이든 연결만 잘 하면 돼. 

**** 어반루프란 진공 상태 튜브 속을 초고속으로 달리는 미래 교통 수단이에요. 자기부상열차와 비슷하다고.

“반대, 공항은 머선 129. 왜냐하면”

  • 🔮 손상우: 기후위기 시대에 역행하는 처사야. 가덕도 주민들이 살 곳도 잃고. 게다가 코로나19로 항공 수요도 줄어서 공항 필요없잖아.

  • 📘 정규재:선거용 정책일 뿐이야. 지리적으로 위험하고 교통, 물류에 불리해.

  • 🔺 노정현: 신공항 특별법 성급하고 일방적으로 만들었어.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해.

가덕도 신공항은 2024년에 첫 삽을 뜨기로 했어요. 🔮 미래당 손상우 후보는 주민들의 기본권이 침해됐다는 이유로 주민들과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준비하고 있어, 선거가 끝나고도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②청년 주거: 부산 2030 뉴니커 여기를 보세요!

후보별로 공약을 살펴볼게요.

  • 🔵 김영춘: 청년 공유주택, 무이자 대출 최대 2억 원(전월세 보증금 & 부동산 구입 자금), 월세 10만 원 지원.

  • 🔴 박형준: 전월세 보증금 무이자 대출 최대 2억원, 철도 역사 위쪽을 개발해서 창업·주거 복합타운 만들기(예시).

  • 🔮 손상우: 청년 기본소득제(최저생계비 수준 약 105만원).

5. 자꾸 혹이 생기는 것 같던데, 의혹 말이야

맞아요. 부동산 공약을 내놓고 지키겠다고 말할 자격이 있는지, 눈에 불켜고 지켜봐야 해요. 이번에 나온 세 가지 의혹을 정리했어요. 

🔵 박영선 후보, 도쿄 아파트 구입 목적 의혹

박 후보의 배우자는 2009년 도쿄에 있는 아파트를 구입했어요. 직장을 다니며 생활할 목적이었다고 박 후보는 말했는데요. 의혹은 이 다음 부분에서 제기돼요. 

  • 🔴 국민의힘: 서류 떼어보니까 계속 거주한 게 아니던데. 임대로 수익 얻으려고 구입한 거 아니야? 그리고 집 팔았다고 했는데 서류 보니까 아니더라? 

  • 🔵 박영선: 실제 살기도 하고, 임대도 준 적 있어. 판 거 맞는데 집을 새로 산 사람이 잔금 처리 아직 안 해서 서류 절차가 안 끝났어.

박 후보는 실제 거주 목적으로 샀지만 배우자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 일하는 기간에만 임대를 줬다고 했어요. 잔금 처리가 끝나면 실제로 집을 팔았는지 여부는 확실해질 것 같아요.

🔴 오세훈 후보, 내곡동 땅 투기 의혹

2009년, 서울 내곡동 일대가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돼요. 이명박 정부의 주택정책인 ‘보금자리정책’의 대상이 된 거예요. 지금의 3기 신도시처럼 정부가 땅을 다 우선 다 수용하는 거라서 원래 땅 주인들에게 보상을 해줬는데요. 의혹의 핵심이 뭐냐면:

  • 🔵 더불어민주당: 오 후보 배우자와 처가가 내곡동에 땅 갖고 있다가 보상을 약 36억 원 받았는데, 당시 서울시장이던 오 후보가 관여한 거 같더라. 증언과 국회 회의록이 있어.

  • 📺 KBS: 심지어 땅의 크기, 경계를 확인하려고 직접 나와서 재고 갔잖아. 증언도 있어.

그러자 오세훈 후보는:

  • 🔴 오세훈: 나 측량 간 적 없어. 측량 간 사람은 처남이고 나는 관여하지 않았어. KBS 고발했어. 

의혹과 해명 모두 기억과 정황에 기대고 있어 말끔하지 않은 상황이에요. 더불어민주당은 이 의혹을 이유로 오 후보의 사퇴를 주장하고 있고요.

🔴 박형준 후보,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

의혹으로 쌓아올린 거 아니냐는 부산 초고층 아파트 엘시티, 부산시장 선거에도 오르내리는 중이에요. 박 후보와 관련된 건 뭐냐면:

  • 🔵 더불어민주당: 엘시티 분양할 때 특혜로 ‘새치기 분양’ 받았다며? 배우자와 딸이 가진 17층, 18층이 그거잖아. 배우자 소유는 원래 아들이 분양권 받았다 배우자한테 판 거고. 또 엘시티 앞에 놓인 공공조형물도 아들 회사가 납품했다며. 수상해.

그러자 박 후보는:

  • 🔴 박형준: 아파트는 정상적인 거래였어. 납품도 특혜 아니야.  

엘시티는 수사 중이라 실체가 정확히 드러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아요. 더불어민주당은 의혹 공세를 멈추지 않고 있고 박형준 후보는 해명 중이고요.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은 의혹일 뿐, 아직 정확히 밝혀진 것이 없으니 더 지켜봐야 해요.

📝. 누가 4줄 요약 좀

  • 서울시장, 부산시장 선거 최대 변수는 바로 부동산이에요. LH발 공직자 투기, 집값 상승, 가덕도 신공항이 그 이유로 꼽혀요.

  • 서울시장 선거에서 가장 큰 차이는 ‘공공주택을 어떻게 공급할 건지’와 ‘재개발·재건축 규제’에 있어요.

  • 부산시장 후보는 크게 가덕도 신공항에 찬성하냐 반대하냐로 나뉘고, 후보마다 찬성·반대에서도 입장이 조금씩 달라요.

  • 일부 후보가 부동산 공약을 내세울 자격이 있는지도 봐야 해요. 아직 의혹일 뿐이라 정확히 밝혀진 건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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