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17년 만의 삼성 반도체 노동자 보상

혹시 ‘반올림’이라는 단체를 아시나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 희소병에 걸린 사람들과 그 유가족이 삼성전자의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며 만든 곳이에요. 최근 이들이 대부분 보상을 받으면서, 길고 긴 사건의 매듭이 한 차례 지어졌다고.

  • 이 사건이 중요한 이유 🔎: 반도체·LCD 등 첨단산업 관련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희소병에 걸리면 산업재해로 인정받기 어려웠는데요. 이 사건을 통해 산업재해로 인정받는 사례가 처음으로 생겼기 때문.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기도 하고... 한번 정리 좀!

2007년 3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던 황유미 씨가 급성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어요. 황 씨의 유가족은, 공장에서 사용하는 약품이 엄청 독해서 백혈병에 걸렸다고 봤고요. 찾아보니 같은 공장에서 일한 다른 사람들도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로 인정해달라’는 신청을 합니다. 그러면서 ‘반올림’이라는 단체가 생겼고, 삼성의 반도체·LCD 공장에서 일하다가 희소병에 걸린 노동자와 그 가족도 이 단체에 합류하게 된 거고요. 

 

마음 아픈 일이네. 사람들은 보상을 받았어?

보상 얘기가 처음 나온 건 2014년, 황유미 씨 사례가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때예요. 황 씨가 세상을 떠난 지 7년 만인데, 산재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근로복지공단과 반올림 사이에 긴 소송이 이어졌기 때문. 이후 고등·대법원에서 다른 노동자들도 산재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계속 나오며 보상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되었고요.

  • 근로복지공단 🏢: 반도체 공장에서 독한 화학물질 쓰는 건 아는데, 기준치를 넘지는 않더라. 그리고 희소병의 원인은 의학적으로도 제대로 밝혀진 게 없어서, 화학물질이 원인이라고도 말하기 어려워. 업무상 재해로 노 인정!
  • 대법원 ⚖️: 화학물질 하나하나가 기준치를 넘지 않더라도, 다 합쳐서 오랫동안 노출되면 위험할 수 있어. 희소병 원인이 의학적으로 제대로 밝혀진 적 없다면 반도체 공장에서 일한 것도 ‘폭넓게’ 원인으로 봐야 해.

 

그런데 왜 이제서야 보상이 거의 다 된 거야?

판결 이후에 삼성과 피해자 단체*가 합의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았거든요. 

2015년 7월: 조정안이 나왔지만 삼성전자가 거부했고, 이로 인해 반올림은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1000일 넘게 농성을 했어요. 

2018년 11월: 두 번째 합의안이 나왔고 삼성전자와 피해자 단체가 합의를 보았습니다.

2019년 1월: 위 합의안을 근거로 보상이 진행됐어요. 핵심만 짚어보자면:

  1. 삼성전자와 분리된 ‘보상을 위한 위원회’를 만들어서 독립성을 보장한다.
  2. 1984년 이후 반도체 공장에 취업한 사람 중에서, 1년 이상 일하다가 희소병을 얻은 것으로 ‘의심만 돼도’ 보상한다**.
  3. 삼성전자는 사과하고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약속한다.

* 피해자 단체는 중간에 ‘반올림’과, 반올림과 입장이 다른 ‘가족대책위’로 나뉘어요

** 백혈병뿐 아니라, 난소암·뇌종양·루게릭병 등 다양한 사례가 있어요

 

이렇게 보상은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었지만, 삼성뿐 아니라 다른 반도체 회사, 나아가 다른 첨단산업 노동자도 잘 보호받을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어요.

 

+ 희귀질환 아니고 희소병?

‘희귀’라는 말은 ‘드물고 귀하다’는 뜻이에요. 하지만 사람들 사이에 드물게 나타나는 병이나 질환이더라도 귀하다고까지는 할 수 없죠. 그래서 뉴닉은 편집원칙으로 ‘드물다’는 뜻만 나타내기 위해 희귀 대신 ‘희소’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노동#산업재해#법원#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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