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애플, 삼성에게 1조원 준 이유

코로나19로 성적 뚝 떨어질까 두근두근했던 삼성전자. 막상 성적표를 열었는데 이게 웬걸? 생각보다 점수가 괜찮았어요. 영업이익이 6조 원 중반만 나와도 다행이다 싶었는데 8조 1000억 원이나 나온 것. 삼성의 깜짝 성적표 뒤에는 애플이 준 ‘1조 원’이 있었어요.

 

잠깐, 애플이 왜 삼성한테 돈을 줘?

약속했거든요. 애플 휴대폰을 만들 때 꼭 들어가야 하는 부품 중에 OLED 패널*이라는 게 있는데요. 2016년부터 애플이 이 부품을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한테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때, 둘이 했던 약속이 좀 특별했어요.

  • 애플🍎: 우리 이거 꼭 필요하거든. 모자라서 못 보내주면 안 되니까, 나만을 위한 공장을 지어줘.

  • 삼성🔷: 좋아. 대신 얼마나 주문할 건지 미리 정해. 정한 만큼 안 사가면 우리 손해니까 돈으로 물어 내!

  • 애플🍎: 오케이, 딜.

웃으면서 계약서에 도장 쾅쾅 찍을 때까지는 좋았는데... 애플이 정해놓은 만큼 주문을 못 한 거예요. 약속을 못 지킨 애플은 보상금을 토해놓게 된 거죠. 삼성과 애플 둘 다 정확한 보상금 규모는 밝히지 않았지만, 전문 소식통에 따르면 1조 1400억 원 가량이라고.

*OLED 패널: 전류가 흐르면 스스로 빛을 내서 색감과 명암을 표현하는 나는 반도체예요. 원래 애플은 아이폰11 프로에만 OLED를 쓰고, 나머지 버전에는 이전 기술인 LCD를 썼는데요. 하반기에 나오는 아이폰12은 버전을 가리지 않고 OLED를 쓴대요.

 

약속을 왜 못 지켰대?

아이폰이 덜 팔렸어요. 올해는 코로나19 영향도 컸으니까요. 그런데 사실 애플은 2019년에도 보상금 9000억 원을 삼성전자에 줬어요. 그때도 아이폰이 덜 팔렸거든요.

 

헐, 설마 애플이 휘청거리는 건 아니지?

그렇진 않아요. 휴대폰 좀 덜 팔렸다고 전체 성적표가 나쁜 건 아니거든요. 맥북도 있고, 에어팟, 아이패드도 잘 팔리고 있으니까요. 게다가 곧 나올 아이폰12에 대한 기대가 커서, 애플 주가는 쭉쭉 잘 나가고 있어요. 올해 들어 30% 넘게 올랐다고 📈.

 

그럼 삼성전자 주식 기대해도 돼?

먼저 알아야 할 건,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가 아니라는 거예요.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의 여러 자회사 중 하나이기 때문. 삼성전자 주식에 100% 영향을 주는 건 아니라 좀 더 신중하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 삼전 성적표 분석결과: 성적이 잘 나오긴 했는데... 뜯어보면 실속은 없어요. 삼성디스플레이가 잘 해서 나온 게 아니라, 애플이 건넨 1조 원 덕분에 총점이 높은 거거든요. 1조 원을 빼고 보면 사실 7000억 원 가량 적자예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폰12에 들어가는 OLED 전체 물량 중 80%를 삼성디스플레이가 만든대요. 하반기에 나올 아이폰12가 얼마나 팔리는가에 따라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성적도 달라지겠죠. 보상금은 올해까지만 받기로 한 거라서, 올해 같은 ‘1조 원 이벤트’도 없을 거라고.

+ 애플은 삼성이 만든 것만 써?

삼성 것만 쓰면 애플 입장에서도 부담스럽죠. 다른 회사들 것도 써보려고 중국 BOE, LG디스플레이랑도 접촉했는데 BOE는 자기들이 정해 놓은 품질 기준에 맞지 않아서 안 쓴대요. LG디스플레이도 애플한테 OLED를 팔긴 하는데, 작년에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한테 판 것의 10분의 1 수준이라고.

#경제#테크#애플#삼성전자#반도체#주식

구독할 경우 개인정보 수집·이용광고성 정보 수신에 동의하게 됩니다.

더 편하게 보고싶다면? 뉴닉 앱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