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0일. 호랑이별에선 행복해줘

1. 재산비례벌금제 추진 예고
2. 구조된 태국 호랑이들의 죽음
3. 미국 연방 vs 캘리포니아 배출가스 규제 갈등


1. 죄와 벌(ver. 2019.09)

두 고슴이가 내놓은 동전 개수가 엄청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요 💰? 이번에 더불어민주당과 법무부도, 가진 재산에 따라 벌금을 다르게 매기자는 ‘재산비례벌금제’를 추진하겠다고 말하는 중. 

처음 듣는데, 그게 무슨 제도야?

지금까지의 벌금제도는 ‘총액벌금형’. ‘이런 잘못을 했으니, 얼마를 내라’고 유죄를 선고할 때 전체 금액을 정해주는 방식인데요. 이번에 제안된 ‘재산비례벌금제’는 ‘일수벌금형’. 법원은 피고인에게 벌금이 며칠짜리인지만 선고해요(ex. “벌금 15일!”). 그러면 가진 돈이 많고 적음에 따라서 일일 벌금액이 다르게 결정되는 거죠. 총 벌금액은 벌금 일수 x 일일 벌금액으로 정해지고요.

벌금이 ‘빈익빈 부익부’구나! 

신박해 보여도 사실 이런 시도가 처음은 아니에요. 1986년부터 여러 정부를 거치며 비슷한 논의는 여러 차례 나왔고, 국회에서 비슷한 내용의 형법 개정안이 나왔다가 통과되지 못했죠. 찬성과 반대가 팽팽하게 맞서다가 무산됐는데요:

  • 🙆 재산비례 찬성: 범죄 행위만 보고 모든 사람이 똑같은 벌금을 내도록 하면 돈이 많은 사람일수록 형벌의 효과가 약하잖아. 이건 평등한 처벌이 아니야.
  • 🤦 재산비례 반대: 형법은 자기가 한 잘못에 대해서 벌주는 법인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 더 많은 게 죄는 아니잖아. 같은 죄에 벌을 크게 주는 게 더 불공평해! 


이번에는 어떨까?

아직 구체적인 안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밤낮없이 토론 방송에 벌써 재산비례벌금제 얘기로 와글와글. 일상생활과 밀접한 ‘벌금’ 제도가 달라질 수 있어서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이 제도는 문재인 정부가 대선부터 내놓은 공약이라, 법무부와 여당이 추진할 의지를 잔뜩 보이고 있어요. 그런데 사람들의 공감을 끌어내더라도 ‘재산’의 범위는 어떻게 정하고, 재산에 대한 정보를 수사기관과 어떻게 공유할지 등등 합의해 나가야 할 숙제는 많을 예정.

+ 다른 나라에서는? 독일에서도 재산비례벌금제가 있어요. 독일은 일일 벌금액이 재산에 따라 1유로~30000유로(약 1300원~3900만 원)으로 다르게 두고 있어요. 한편, 영국도 1992년에 재산비례벌금제를 시행했다가 쌍방 폭행 사건에서 양측이 10배 차이 나는 벌금을 내리는 사건이 있었는데요. 그때의 사회적 논란을 계기로 총액벌금제로 돌아가기도 했죠.

+ 재산을 기준으로 벌금을 다르게 매기려면, 일단 정확한 소득 조사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소득이 비교적 투명하게 잡히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벌금을 많이 내고, 소득이 잘 안 잡히는 직업은 (실제론 돈을 많이 벌어도) 벌금을 적게 낼 수도 있으니까요. 


2. 호랑이별에선 행복해줘

태국에서 지난 3년간 86마리의 호랑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넜어요. 태국 사회는 누구 때문에 호랑이가 이렇게 많이 죽은 건지 서로 책임을 묻는 중. 

배경
이번에 죽은 호랑이는 모두 ‘호랑이 사원' 출신. 스님들이 사원에서 멸종 위기 동물인 호랑이를 데려다 키우고, 사람들에게 동물원처럼 개방하면서 관광지로 유명해진 곳이죠. 당시에는 하루 100~300명의 관광객이 찾아와 돈을 내고 호랑이와 사진을 찍었다고. 하지만 동물보호단체들은 계속해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는데: “아무래도 호랑이 학대하는 것 같단 말이지…”

그러다 사건이 생긴 건 2014년. 호랑이 3마리가 사원에서 없어졌다는 게 알려졌어요. 호랑이는 정부 관리 보호를 받는 멸종위기동물. 뭔가 이상하다는 걸 감지한 정부가 사원을 조사했더니 상상도 못 한 결과가 나왔어요(주의: 링크에 잔인한 사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원 냉장고 안에서 새끼 호랑이 사체가 40구나 나왔던 것. 이로 술을 담그고, 뼈와 가죽 심지어 사체까지 불법으로 팔았다는 흔적도 나왔고요. 충격에 빠진 정부(야생동식물국 DNP)는 2016년, 사원에 있던 호랑이 147마리를 모두 긴급구조해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옮겼어요.

현재 상황 
하지만 그중 지금까지 살아남은 호랑이는 단 61마리. 누구 때문에 호랑이가 절반 넘게 죽은 건지, 사원과 야생동식물국는 상대방을 가리키는 중이고요: 

  • 야생동식물국: 호랑이 수 늘리려고 사원에서 무리하게 근친 교배 시켰고, 그 과정에서 면역력이 파괴되어 생긴 일. 호랑이들이 쉽게 바이러스에 전염됐고, 3년 동안 치료해도 소용이 없었어.
  • 호랑이 사원: 너네, 호랑이들 엄청 좁은 우리에 가둬 놓던데, 데리고 있을 장소도, 돈도 없었던 거 아냐? 우린 적어도 호랑이들이 넓게 공간에서 지낼 수 있게 해줬어!

호랑이를 불법으로 사고파는 것은 생각보다 심각한 문제. 1년에 120마리(주의: 링크에 공포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사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도가 불법적인 방법으로 잡혀 사고 팔린다고 해요. 특히, 호랑이의 장기와 뼈가 좋다고(관절염 치료제, 정력제, 최음제 등) 믿는 사람들 때문에 호랑이 밀매는 계속되고 있는 상황. 세계자연보호기금(WWF·국제 비정부기구)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전체 호랑이 수의 약 97%가 사라졌고, 이제 남은 건 3000여 마리뿐이라고 해요. 


3. 분노의 질주: 배출가스편

요즘 미국 캘리포니아주(이하 캘리주)와 연방 정부는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을 두고 분노의 질주 중 🏎️. 트럼프 대통령이 캘리주가 독자적으로 해당 기준을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을 뺏었거든요.

배경 설명 3, 2, 1, Go!
캘리주는 1940년대 말부터 계속 스모그로 심각한 피해를 봤던 곳으로, 배출가스를 엄격히 규제해왔어요. 미국 연방 정부 기준보다 셌죠. 이 기준은 자동차 연비*로 판단하고요. 연방 정부는 연비가 연료 1L에 16km면 괜찮다는 반면, 캘리주는 지난 7월에 1L에  22km까지 높여보자고 자동차 회사들과 협약을 맺었을 정도. 하지만 며칠 전 트럼프 대통령이, 캘리주가 이 기준을 더는 독자적으로 정하지 못하게 했어요.

  • 트럼프 정부: 지금은 LA의 엄격한 배출가스 기준에 맞춰서 자동차 만드니까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기준을 통일하면 돈과 시간이 절약되고 그걸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봐. 사람들도 자동차를 더 싸게 살 수 있고.

*연비: 연료 1L로 몇 km까지 운전하느냐를 뜻해요. 보통 자동차의 연비가 높다는 것은 곧 배출가스가 적다는 의미입니다.


현재 상황 신호등
🚥 빨간불: 캘리주 정부. 매우 화가 난 상태예요. 연방 정부가 주 정부의 권한에 선을 크게 넘었다며 소송을 걸겠다고 했어요. (연방 정부와 주 정부의 관계는 +로!) 
🚥 노란불: 미국 자동차 제조 회사. 심란해서 차 몰고 바람 쐬러 간 상황이에요. 다른 13개 주도 캘리주 기준을 따르는데, 이 주들이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6%를 차지하고 있어서 다들 대개 이 기준에 맞춰서 자동차를 생산해왔거든요. 달라진 기준에 맞춰 차 설계를 하는 데에만 수년이 걸리는지라, 앞으로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큰 혼란이 생겼어요. (몇몇 자동차 제조 업계: 그냥 캘리주 기준대로 하는 게 더 비용이 절약되고 안정적이야.)
🚥 초록불: 미국 대법원이 캘리주 손을 들어주면 ‘환경 보호’ 초록불이 켜질 수 있어요.

미국 연방제 10초 후루룩: 미국은 국가의 권력이 50개 주와 미국 연방(중앙 정부)에 동등하게 나누어져 있어요. 50개 주는 각각 독립적인 정부와 헌법, 법률을 구성할 수 있고요. 어디의 권한이 우선하는지는 사안에 따라 달라요.

+ 우리나라는 2020년까지 승용차 연비를 1L에 24.3km까지 높이기로 했어요. 2030년까지는 28.1km/L로 높이기로 했고요. 올해 12월부터는 연비 효율 5등급인 경유차가 사대문 안에 들어가면 과태료를 물어야 해요.


사람들이 지금 얘기하는 것 🗣️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 확인

화성연쇄살인사건1986년부터 1991년까지 4년 7개월 동안 여성 10명이 잇달아 같은 방법으로 살해당한 사건. 200만 명이 넘는 경찰이 이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투입되었지만 범인은 끝내 찾지 못했어요.
✅ 이번에 용의자를 찾아낼 수 있었던 이유: DNA 분석 기술이 발전해서
✅ 앞으로: 경찰은 “DNA는 단서 중 하나라 범인이라고 확실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진상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해서 수사를 진행하겠다”라고 했어요. 하지만2006년 공소시효가 끝나서 기소는 어려운 상황이에요.

피의사실 공표 금지 UPDATE 🔔

저번 뉴스레터에서 법무부가 피의사실 공표(검찰이 수사 중인 사항을 외부에 공개하는 것)를 엄격히 금지하려고 한다는 소식을 전해드렸죠. 조국 법무부 장관이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이라, 가족이 수사받는 내용을 더는 외부에 알리고 싶지 않아서 그러는 거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고요. 그저께, 조국 장관은 이에 대해 “지금 당장 하지 않고 가족 수사가 모두 끝난 다음 진행하겠다. 경찰, 언론계 등 관련 기관의 의견도 충분히 듣겠다”라고 밝혔어요.


아프리카돼지열병 현재 상황

1️⃣파주에 이어 연천에서도 확진 판정이 났어요. 돼지 약 5000마리가 살처분되었고, 이번 주까지 최소 1만 5000여 마리가 살처분될 거라고. 생매장 방식 대신, 이산화탄소로 안락사한 뒤 매몰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요.
2️⃣돼지고기 가격은 오를까요, 내릴까요? 조금 더 지켜봐야 해요. 정부에서 이틀 동안 돼지들의 이동을 제한해서 도매가격이 많이 올랐지만, 비축해둔 분량이 많아서 소비자가 실제 사는 가격에는 영향이 거의 없었거든요. 사람들이 불안해진 마음에 돼지고기를 사 먹지 않으면 오히려 가격이 내려갈 수도 있어요.

링링 가니 타파 온다

태풍 타파가 오고 있어요. 링링이 강풍형 태풍이었다면, 타파는 폭우형 태풍. 토요일부터 제주도와 남부 지방에 비가 엄청 많이 내릴 거래요. 일요일에는 전국에 비바람이 칠 예정이고요. 다들 주말 약속 한 번 더 체크해보세요!


초록창에서 못 봤던 뉴스 🔍

오늘 소개할 제품은요 🙅

앞으로 18세가 안 되는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이 못 보는 것: ‘기적의’ (1) 다이어트 광고(이거 며칠만 먹으면/하면 살 빠져요!) (2) 성형 광고. 그동안 과도한 다이어트와 성형을 유도하는 인스타그램 광고가 10대의 신체적·정서 발달에 좋지 않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거든요. 

  • 인스타그램 공공정책 매니저: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어떤 압박에도 시달리지 않는, 긍정적인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 @미국 의회

기후변화 활동가의 아이콘, 그레타 툰베리. 미국 하원 의회에 초청받아 강단에 서서 한 말: “미안하지만, 여러분은 기후 변화를 해결하기 위해 충분히 노력하지 않아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우리를 초대하기보다, 과학자들을 초대해 전문가의 말을 들으세요.” 
미국 의회에 초대받은 또 한 사람: 조슈아 웡. 홍콩 민주화 운동의 아이콘이죠. 미국 의회에 참석한 조슈아 웡은 “미국이 홍콩의 민주주의 편에 서 주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 홍콩 시위, 아직 안 끝난 이유가 궁금하다면? 뉴닉 기사 읽으러 가기


하나 둘 셋, 브이~ 🙆

하는 거 앞으로 위험할지도. 카메라 기술과 줌 기능, 인공지능(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사진에서 지문을 인식하는 게 가능해졌거든요. 이렇게 인식된 지문은 돈을 빼가는 등 범죄에 사용될 수 있다고. 물론 조명이나 거리 등 여러 조건이 다 맞아야 생기는 일이지만 너무 가까이서, 선명하게 찍힌 사진은 인터넷에 안 올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고슴이의 덧니 (덧붙이는 니우스) 🦷


© HARRY M. WALKER/COMEDY WILDLIFE PHOTOGRAPHY AWARDS, BBC NEWS 코리아

오늘 레터를 읽고 마음이 무거울지도 모르는 뉴니커 여러분을 위해, 선물할 귀여움을 가져왔어요. 2019 코미디 야생동물 사진대회 결승전에 올라간 사진들을 소개합니다. 🥁


뉴닉 뉴스레터를 만든 사람들:  
킴🙋, 쏭🐾, 근🌲, 빈👦, 수민😺, 양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