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23일 월요일

‘n번방’, 제대로 처벌될까요?


🛑주의: 연결된 모든 링크에 충격적인 사실과 사진, 영상 등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 텔레그램에서 성착취 영상을 유포하던 핵심 인물들이 구속되었어요. ‘박사’라는 이름으로 불리던 조 모 씨는 모든 범행을 인정했고요. 

  • n번방 사건: 메신저 앱 ‘텔레그램’을 이용한 대규모 디지털 성범죄·성착취 사건. 불법 영상이 유포되는 ‘n번방’이라는 여러 채팅방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조 모 씨의 ‘박사방’. 가해자는 여성(미성년자 16명 포함)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을 찍게 하고, 이를 퍼뜨리거나 돈을 받아 판매했어요. 거기에 지인의 사진을 합성한 사진과 동영상도 만들어 유포했고요.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74명. 성착취영상·불법촬영물을 보거나 유포한 사람은 최대 26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n번방 사건 정리’ 영상·11분)


처벌, 가능할까? 🚨
직접 채팅방을 운영했던 조 모 씨는 총 7개의 혐의가 적용돼* 무기징역을 받을 수도. 경찰은 채팅방에 있었던 사람도 수사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몇몇 채팅 참여자는 피해자에게 특정한 행동을 요구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있다고 판단, 운영진과 마찬가지로 ‘아동 및 청소년 성착취영상 제작’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봤어요. 하지만 모든 책임자들을 제대로 처벌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어요: 성인여성이 등장하는 성착취영상을 ‘가지고만 있는’ 사람 등은 제대로 처벌할 법이 없거든요. 그동안 아동청소년법을 어겼지만 내려진 처벌이 가벼웠던 적도 많았고요.
*‘돈을 벌 목적으로 불법촬영물을 퍼뜨리거나 판매한 혐의’에 대해서는 7년 이하의 징역을, ‘아동과 청소년을 이용해 성착취영상을 만든 혐의’에 대해서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선고받을 거란 예상이에요. 

앞으로 어떻게 될까?
‘박사’는 잡혔지만, 디지털 성범죄와의 전쟁은 이제 시작일 것 같아요. 이미 텔레그램을 탈퇴한 이용자들이 또 다른 온라인 메신저로 불법촬영물과 성착취 영상을 공유하고 있다는 정황이 나왔거든요. 다른 n번방을 운영하던 사람들은 아직 잡히지도 않았고요. 이 사건을 공론화한 단체 ‘리셋’은 “지금 상황이라면 다음 ‘박사’는 언제든지 나올 수 있다”며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 신상공개, 살인죄 말고는 안 해봤는데 
온라인에서는 조 모 씨를 비롯해 n번방에 있던 모든 사람의 신상을 공개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요. 관련 국민청원에도 (어제 오후 6시 기준) 200만 명 가까이 동의했고요. 경찰은 긴급회의에 들어갔는데요. 성폭력범죄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법이 있긴 하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던 일이라, 어떻게 결론을 낼지 지켜봐야 해요.

+ ‘n번방 방지법’ 통과됐다고 하지 않았어?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요! 지난 1월, 국민동의청원(국회 버전 국민청원)에는 “디지털 성범죄를 근본적으로 해결해달라”라는 청원이 올라왔어요. 구체적으로 ① 경찰의 국제 공조수사 ② 수사기관 내 디지털 성범죄전담부서 신설 ③ 더 강력한 처벌을 받도록 양형기준 조정 등을 요구했죠. 그런데 3월에 ‘n번방 방지법’이라고 통과된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을 봤더니 요구한 내용의 반의 반도 반영이 안 된 것: 디지털 성착취물 중 인공지능을 활용해 정교하게 합성한 사진이나 비디오(딥페이크)에 대한 규정만 생겼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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