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 쫓겨난 뒤 얻은 '이동식 테이블 홍보' 인사이트

작성자 빈센트

스타트업 생존기

3번 쫓겨난 뒤 얻은 '이동식 테이블 홍보' 인사이트

빈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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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dpark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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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대학교에는 '학생 회관' 역할을 하는 스미스 센터(Smith Center) 라는 곳이 있다. 학생들의 왕래가 가장 많은 곳이다.

출장 왔는데 뭐라도 해야 된다는 마음에 '기숙사 전단지 홍보'에 이어 이곳에서 이동식 테이블을 깔고 회사를 홍보해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당연히 관심 가지겠지'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스미스 센터 주변은 기업 혹은 동아리들이 홍보를 하기 위해 자주 몰려드는 장소였기 때문에, 학교 측의 모니터링이 강화되면서 테이블을 설치하는 족족 쫓겨났다. 나도 3번 정도 쫓겨났다. 테이블을 딱 펼치자 마자 덩치 큰 무서운 경비 요원이 와서 나가라고 소리쳤다.

그런데 재미있던 건 바로 옆에서 사이비 종교를 홍보하던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그대로 둔다는 점이었다. 여러 번 쫓겨나면서 깨달았다. '쫓겨나지 않으려면 규칙을 찾아야 한다.' 그 사이비 종교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여쭤봤다.

"왜 두 분은 쫓아내지 않는건가요?"

사이비 종교 홍보 요원분들이 감사하게도 팁을 하나 알려줬다. 스미스 센터와 일반 도로 사이에 잘 보이지 않는 미세한 선이 있는데 그 선을 기준으로 넘어가면 쫓겨나고, 선 안쪽에 있으면 괜찮다고 한다. 이걸 알고 나서는 테이블 위치를 정확히 조정하여 홍보를 이어갔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테이블 홍보를 하면서 몇 가지 배운 점이 있다. 최근 국내에도 여러 행사나 컨퍼런스, 포럼 등에 가면 설치된 테이블을 깔고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혹시라도 비슷한 행사를 준비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참고 정도만 하면 좋을 듯 하다.


테이블 깔고 홍보할 때 염두해두면 좋은 점

✅ 기본 세팅: 테이블 보, 백보드, 포스터, 브로셔 등 핵심 메시지를 한눈에 보여줄 수 있는 홍보 물품 (특히 테이블 보는 멀리서 보고 눈에 띌 수 있는 색과 핵심 메시지가 크게 적혀있으면 좋음)

✅ 현장에서 무조건 가입을 시켜야 한다. “나중에 가입할게요”라는 말은 100% 믿으면 안된다. 안하겠다는 뜻이다.

✅ 가입 절차가 길거나 입력해야할 정보가 많으면 Google Form을 활용했다. 수기로 이름과 이메일을 적는 것은 지양했다. 글씨를 알아볼 수 없는 경우가 많아서 팔로업이 어렵다.

✅ 간단한 체험이나 게임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작은 활동을 준비했다. 흥미를 끌어야 발걸음을 멈추게 된다. 하지만 참여가 가입으로 이어지도록 자연스럽게 설계해야 한다.

✅ 선물과 간식은 '양날의 검'이다. 선물이나 간식을 제공하면 관심을 끌기는 쉽지만, 반드시 가입을 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어야 한다. 그냥 나눠주기만 하면 사람들이 선물만 챙기고 사라진다. 비용만 쓰고 남는 세일즈 리드가 없을 수도 있다. (명함이라도 받아야한다)

✅ 팔로업은 행사 직후 즉시 한다. 메시지는 담당자 이름을 넣어서 personal 하게 보냈다.

✅ 허가를 정식으로 받지 않은 상태라면, 주변 환경을 잘 돌아보고 이미 장사나 홍보를 하고 계시는 분들의 위치를 잘 파악하자. 그분들은 이미 여러 번의 경험을 통해 답을 알고 계신다.

만약 야외에서 테이블 홍보를 하신다면 반드시 무거운 책이나 고정시킬 수 있는 물건을 챙겨가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홍보물이 바람에 다 날아가서 주우러 다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