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02

작성자 73

진짜 일기장임

2024-12-02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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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er_ne2uplvd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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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첫 일기다. 공개하는 일기로는 이게 처음일 텐데, 어쩐지 손이 잘 안 움직이는 기분이다. 혼자 보는 일기에는 내 추한 모습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어서 그런 걸까? 아니면 이미 날이 밝아서 머리 속이 텅 비어 버린 걸까. 왜 자꾸 모르겠다는 말을 하는지.

곧 학교에 갈 시간이다. 일어나서 지금까지 뭘 하고 있었던 걸까. 이런 의미에서는 나도 나를 잘 이해할 수 없다. 무언가 유익한 습관을 만들어 보려고 계속 시도하고는 있는데 잘 안 된다. 그것을 합리화하기 위함인지 여러 글들을 인터넷에서 찾아보고는 있는데, 습관을 형성하는 건 길게 잡고 천천히 나아가야 할 일인 것은 알지만 그게 잘 안 된다. 나는 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자꾸 이런 식으로 자기합리화와 자학을 목욕탕 냉탕 온탕 드나들듯 하고 있는데 이것도 문제다. 위로인지 합리화인지 나로서는 명확히 판별할 수 없는.

초등학생 때 쓴 일기들은 매일 '무언가를 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지금은 하루 동안 뭘 했는지도 제대로 쓰지 않는다. 그만큼 내가 한 일들은 일기에 쓸 만큼 별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그만한 날이 있으면 피곤해서 일기를 건너뛰기도 하고. 11월에도 일기를 거의 쓰지 않았다. 100자도 안 되는, 끽해봤자 두세 문장짜리 짦은 단상이 대부분이다.

괜히 가만히 있으면 열등감이 몰려 온다. 나보다 어린 나이에 나보다 성공한 사람을 보면 배가 아프다. 안다. 나도 운이 꽤 좋은 편이다. 실력이나 노력에 비해 운이 더 좋은 편이다. 하지만 역시 배가 아프다. 열심히 노력한다는 사실도 부러워 죽겠다. 나도 그렇게 열심히 노력하고 싶은데.

노력하고 싶으면 노력해, 라는 말이 내게 통하지 않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 다른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노력을 하기엔 내 몸이 너무 무거워져 버렸다. 마음도.

그래도 난 괜찮다. 내게는 시간이라는 큰 무기가 있으니까. 나는 아직 어리니까. 다른 사람들 신경 쓰지 말고, 내 방식대로 어떻게든 해 나가자. 글이나 잠깐 쓰러 가야지.

2024년 12월 02일 월요일 / 06시 08분 19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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