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화. 한 번에 못 알아 들어서 모임에서 웃기만 하는 Chill guy

8화. 한 번에 못 알아 들어서 모임에서 웃기만 하는 Chill guy

작성자 맹홍미

ADHD와 동거하기

8화. 한 번에 못 알아 들어서 모임에서 웃기만 하는 Chill guy

맹홍미
맹홍미
@nnaengho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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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미의 일상

여러분도 이런 적 있으신가요? 친구가 하는 말을 못 알아 들었는데 다시 묻기가 좀 그래서 웃으면서 넘긴 적이요. 저는 사실 꽤나 많습니다. 워낙 한 번에 못 알아 들어서 상대에게 몇 번 더 물어보면 '아니야... 됐어...'라는 대답이 돌아오거든요. 하하. 근데 이게 알고 보니 ADHD와 관련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ADHD인 사람은 청각지각능력이 좋지 않다는 거예요.

안녕하세요. (지식 메이트 4기였던) 맹홍미입니다! 오랜만이에요.

인간은 대뇌 측두엽 청각 피질을 통해 상대방의 말이나 노래 가사 등의 소리에서 정보를 파악하는데요. 청각지각능력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말해요. 여기에 문제가 있는 경우 되묻거나, 말귀를 잘못 알아들을 수 있어요. 그러다 보니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고 동문서답을 하는 경우도 있대요. 청각 자체에는 문제가 없고요.

ADHD는 주의력이 약한 탓인지, 이 능력이 결핍될 수도 있다고 해요. 저도 친구랑 대화할 때 '뭐라고?'를 꽤나 많이 한답니다. 그래서 가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친구가 말하기를 포기하는 상황도 있어요. (친구가 제일 답답하겠지만, 저도 참 많이 답답하다는www)

최근엔 영어 회화 스터디를 다니고 있는데요. 집중해도 한 두 마디가 귀에서 옅어져서 들려요. 마치 물방울로 조금씩 얼룩진 책을 보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은은하게 웃고만 있어요. Like chill guy... 웃으려고 스터디 들어간 게 아닌데 말입니다...

default expression in study group...

돌이켜보면 학창 시절 영어 듣기 문제도 꽤 긴장되는 일 중 하나였습니다. 사실 으레 영어 시험을 칠 때 듣기에선 다 맞아야 한단 말을 하잖아요. 그리고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지문을 다시 한번 들려주는 동안 뒷장의 다른 문제를 풀라고 하기도 하고요. 전자야 백 번 양보해서 그렇다 치더라도, 후자의 전략은 제게 오히려 패착이었습니다. 소리야 잘 들리는데, 한 번에 뜻을 이해 못 하겠더라고요. 한국어도 잘 안 들리는데 영어야 오죽하겠습니까. 하하.

아르바이트할 때도 설명은 이해 못 했지만 "넵...!" 하고 눈치 보면서 일했던 기억도 나네요. 직장에서 신입사원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넵'이라고 하던데 저는 다른 사람보다 곱절은 더할 것 같아요. 웃긴데 안 웃김.

사실 이런 특성까지 ADHD와 연관이 있는 줄 몰랐어요. 최근에 알고 나서 '입틀막' 했답니다. (ADHD 너란 녀석, 어디까지 침투해 있는 것이냐...!) 청각지각능력 문제에 대한 치료법은 현재 없는 상태라고 해요. 찾아보니 훈련 정도가 있는 듯합니다. 뭐 어쩌겠습니까. 잘 안 들릴 수도 있지. 이미 그렇게 살아왔는걸요. 그리고 이렇게 살다보면 대화하다가 웃을 때도 많아요. 얘기하다가 잘못 듣고 엉뚱한 단어를 말하곤 하니까요. <스트릿우먼파이터>에서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한 패널의 말에 다른 패널이...

라고 들었던 것처럼요. (뉴닉 심의 괜찮나?)(이 분이 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것은 절!대! 아님을 밝힙니다)

-다음 아티클에서 계속…?합니다-(글감 떨어짐 비상🚨)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적어주세요! 아티클 작성할 때 풀어내 볼게요🤍

*글쓴이가 모든 성인 ADHD를 대표하진 않습니다. 이 글은 그저 한 사람의 에피소드로 이해해 주세요. ADHD가 의심된다면 정신과에 내원하길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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