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살의 여름,첫사랑이 이루어졌다
작성자 입시악귀케이고삼
여름이었다
18살의 여름,첫사랑이 이루어졌다
이제 우리 무슨사이야?
너는 내 마음을 거절한 일에 대해 말했다
이제와서 너를 좋아한다고 해도 되냐는, 당연한 물음을 해왔다
그에 대고 나는, 나도 널 좋아한다며, 많이 좋아한다며 또다시
고백아닌 무언가를 말했다
그러고보니 관계가 조금 이상하다는것을 깨닫기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서로 좋아함을 확인했지만, 연인은 아닌, 썸도 뭣도 아닌 관계였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여름밤과 너
어느 여름밤, 벤치에 앉은 네가 유독 어색해보였다
그날, 우리의 관계가 또다시 정립된 순간이었다
처음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도 너에게 바라는것이 많았다
그때의 나는 겨우 15kg쯤 감량했고, 화장은 시작한지 반년도 되지 않아
지금 보면 어색하고 이상하기 짝이 없었더랬다
그럼에도 네가 나에게 외적인 자신감을 채워주길 원했다
받은건 제법 다른 모양이었지만
170이 넘는 나의 키는, 너보다 컸다
너는 항상 높이를 알려주지 않는 깔창을 깔고다녀,
비슷하거나 네가 조금 커보이긴했지만 아무래도 이상적인 키차이와는 거리가 멀었다
큰 키가 콤플렉스인 나에게 너는 그 옷을 입으면 아담해보여 예쁘다 같은 말을 하곤 했다
물론 돌이켜보면, 나도 너에게 키 얘길 하지 않은것은 아니었지만
그 말들이 나에게는 일련의 도화선으로 작용했다
‘나’ 아닌 ‘말라진 나’를 좋아하는것같아
지금생각해도, 어쩔 수 없는 사고회로라는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과거의 나와 달라진것은, 외적 요소뿐이었으니까
네가 해주는 칭찬엔, 항상 많이 달라졌다 같은 말이 있었으니까
듣기엔 좋았지만, 그 순간의 감정은 쉽게 휘발되고 강박만이 남아갔다
연애할 마음이 없었다, 같은 너의 포장은 허술하기 짝이 없어 없느니만 못해졌다
다시 살찐다면, 네가 날 다시 무시하고 헤어지자 말할까 싶어
더 독하게 살았다
너와 밥을 먹으면 항상 세숟가락이 다였다
내가 많이 먹는 모습을 보면, 절제를 못한다고 생각할것같았다
신기하게도, 그렇게 살아도 너와 함께란 사실 하나로 배불렀다
18살, 나의 청춘과 여름은 그렇게 행복하게 질 줄로만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