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존재가 빛날 수 있는
작성자 오후의책방
작가톡톡
당신의 존재가 빛날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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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 : 안녕하세요. 저는 '소설가 이우'라고 합니다. 7권의 문학작품들을 출간했고 개인적으로는 <몽상가들>이라는 출판사도 운영하고 있어요. 또 <문학서울>이라는 소설가들의 모임을 이끌기도 합니다.
![](https://d2phebdq64jyfk.cloudfront.net/media/article/d53ea0d9ee1a45ccaaaad595e33a9dc9.png)
오후 : <문학서울>은 어떤 모임인가요?
이우 : 소설가들이 굉장히 파편적인 존재들이거든요. 잘 교류하려고 하지 않고, 은둔해 있고. 평범한 사람들에게 소설가의 이미지에 대해 물어봐도 보통 골방에서 글 쓰는 사람들로 알고 있잖아요? 그게 어느 정도 맞긴 하거든요. 그런 절대적인 고독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들이기도 하고요. 그런 사람들이 연대가 굉장히 어렵더라고요. <문학서울>은 젊은 소설가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조금씩 정진하고 있는 ‘소설가들이 모여서 연대하면서 서로의 이야기도 나누고 서로 토론하면서 집필하게 된 것을 하나의 책으로 엮어 보자’ 이런 취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브런치 글 이미지 1](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t1.daumcdn.net/brunch/service/user/2QWz/image/vFTApC1RSOyRWm8KPyOTlRbm3EE.png)
오후 : 국제도서전에서 <서울 이데아>을 처음 보고,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어요. 첫 장을 읽고선 ‘내가 섣부르게 생각했구나’ 알았죠. 물론 이제 그런 요소가 있긴 하지만, 이 소설은 인간의 실존적인 고민, '내가 뿌리내릴 곳이 어디인가?' 하는 고민들이 담겨 있는 소설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우 :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로서 느꼈던 점은, 제가 역사를 전공하고 좋아하다 보니까 시대와 시대를 좀 비교하게 되더라고요. 예를 들어 한국전쟁 후반이나 20세기 초만 해도 나의 소속감이 너무나 분명했던 시대였다고 생각해요. 나는 어느 성씨의, 어느 가문에 몇 대,,, 나의 고을 이런 데서 잘 벗어나지 않는 시대였잖아요.
오늘날은 구획화된 아파트, 도시는 어디 가도 삶의 형태가 똑같잖아요. 1인 가구도 많다 보니까 전통적으로 우리를 우리의 정체성을 잡아주던, 소속감 잃어버린 시대 같더라고요. 서울로 올라온 젊은이들이 소속감이 하나도 없잖아요. 요즘 핵가족화 된 사회들 전통시대와 단절되고.
오늘날 표류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며 느끼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요즘 세대가 SNS에 굉장히 열을 올리고 나의 이야기, SNS를 통해서 나를 정립해 가는 시대잖아요. 이런 현상들이 많이 나타나는 게 기존의 소속감이 와해되면서, 반작용으로 나를 정립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거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서울 이데아> 은 저의 경험과 관찰과 사람을 만나면서 이렇게 아이디어들을 얻었어요. 사람들이 '나의 소속'을 찾기 위해 많이 헤매는 것 같더라고요. 동아리도 두드리고 직장을 다니지만 정작 직장에는 소속감을 갖고 싶어 하지 않고 게임을 하면서 소속감을 얻고 싶어 하고 현대인들이, 오늘날의 젊은이들이 이 시대에서 나를 어떻게 정립해 가는가를 추적해 보고 싶었던 소설이에요.
![브런치 글 이미지 2](https://img1.daumcdn.net/thumb/R1280x0/?fname=http://t1.daumcdn.net/brunch/service/user/2QWz/image/18F4MLpBYixjWo00DMxdB8n2bSQ.png)
오후 : 이 소설을 통해 독자들이 ‘이런 생각을 한번 했으면 좋겠다’라는 의도가 있으셨다면?
이우 : 인간이란 식물과도 비슷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가 분갈이를 하잖아요. 분갈이 위치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식물은 베란다에 놨는데 잘 안 자라고 해가 적당히 드는데 놔야 잘 자라는 것처럼 사람도 꽃피우고 존재감을 많이 느끼고 행복한 장소가 있는 것 같아요. 저도 그간 살아온 여정을 보면 제가 불행했던 그런 장소도 있고 암울했던 장소도 있고 내가 인정을 많이 받았던 장소도 있는데 그것처럼 계속 내가 세상과 유기적으로 더 호흡할 수 있는 세계로 계속 찾아가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나를 인정해 주고 받아들여 주고 나의 따뜻한 고향 같은 대지가 돼 주는 곳으로 인간은 계속해서 찾아가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 여정이 소속감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독자 여러분들도 준서의 그런 소속감을 찾아서 방황하는 이야기를 통해서 '내가 어울리는 세계가 어디인가'를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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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 작가 인스타 : @leewoo.sseia